24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13년간 이씨가 계좌 세 개로 모금한 금액은 12억8,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씨는 자신의 딸이 희귀병인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지만 수술비가 없다며 후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이씨가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후원금을 딸 치료비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딸 진료기록과 치료비 지급 내역 등을 분석해 실제 후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후원금에 대한 소득신고 없이 기초생활비를 받았는지 여부도 확인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2005년 11월부터 올 9월까지 받은 기초생활수급비는 1억2,000만원가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딸의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고 다른 곳에 사용했다면 사기나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아내에게 성매매를 시킨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 휴대폰과 태블릿PC 등을 압수해 확보한 자료에서 아내인 최모(사망)씨가 남성을 대상으로 유사성행위를 하는 동영상을 확인했다. 현재 경찰은 얼굴이 식별된 남성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성매수 남성을 파악하고 있다.
이씨와 공모해 피해 여중생에게 수면제를 건네고 사체유기를 도와 불구속 수사 중인 이씨의 딸에 대해서는 정신과 전문의와 범죄심리 전문가 등으로부터 추가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버지에게 의존적이고 종속적이라는 경찰 프로파일러의 의견과 큰 차이는 없었다”며 “범죄 책임을 질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