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사임서를 제출했다. 2015년 2월 취임한 그는 내년 2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사임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최근 본인의 사임을 희망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무역협회장 임기는 3년이지만 연임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협회장은 민간 무역인들의 대표 자리이지만 이제까지 통상 정부에서 추천하면 무역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추대 형식을 밟아 임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때 협회장으로 임명된 그는 1997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이 그의 보좌관으로 일하는 등 최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확인됐다. 이런 배경 속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무역협회장이 대통령 해외 순방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등 무역협회와 정부가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현시점에서 사임하는 것이 무역협회의 원활한 기능 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라며 “경제 전반, 산업, 기업, 무역에 대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내가 갖고 있는 생각 간에 상당한 차이를 느끼게 됐고, 이런 차이는 시간이 가면서 협회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제까지 무역협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둔 경우는 구평회 전 회장(22~23대, 1994년 2월~1999년 2월) 때 뿐이었던 것. 김영삼 정부 때 임명된 구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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