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더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승용차와 오토바이 등록 대수 증가율을 현행 0.25%에서 내년 2월부터 2020년까지 0%로 낮추기로 했다. 승용차 등록차량 대수를 내년 1월 말 상태로 고정하겠다는 뜻이다. LTA는 2020년에 승용차 및 오토바이 등록 대수 증가율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자동차를 소유하려면 정부 공개입찰에서 10년 만기 운행증명서(COE)를 낙찰받아야 한다. 이번 LTA의 결정으로 내년 2월부터는 기간이 만료된 승용차 및 오토바이 COE 분량만큼만 입찰이 이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COE 낙찰가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열린 입찰에서 배기량 1,600㏄ 이하 소형차 COE 낙찰가는 4만1,617싱가포르달러(약 3,450만원)였으며 모든 차량을 등록할 수 있는 개방 COE는 5만2,000싱가포르달러에 낙찰됐다.
■차량 증가 억제 나선 이유
땅 좁은데 도로 비중 12% 달해
도로망 늘릴 여력 많지 않아
싱가포르 정부가 일정 기간 승용차 증가를 억제하기로 한 것은 한정된 국토에서 더는 도로 비중을 늘릴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총 58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영토 면적은 서울(605㎢)보다 조금 큰 697㎢에 불과하다. LTA는 “이미 싱가포르 국토의 12%가 도로로 활용되고 있다”며 “도로망을 늘릴 여력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신 늘어나는 이동 수요를 대중교통 인프라에 투자해 해소할 방침이다. 싱가포르는 이날 철도 노선을 30% 연장하고 새 버스 운행경로를 개발하는 등 5년간 280억싱가포르달러(약 23조2,300억원)를 투자해 대중교통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버스·트럭 등 상용차의 등록 대수 증가율은 2021년 3월까지 현행 0.25%가 유지된다. 이는 상용차 대수를 제한하기 전 기업들에 운영 효율성을 개선할 시간을 줘 싱가포르 경제와 산업계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LTA는 설명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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