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노래홀 살인사건은 살인을 반복하는 전과자와 이를 막지 못한 우리 사회의 실태를 보여준 사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3일 오후 11시께 광주 북구 한 노래홀에서 술에 취한 장모(50)씨가 ‘무대에서 노래 한 곡 부르고 싶다’는 사소한 이유로 다른 손님 A씨(55)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장씨는 2005년에도 홀로 사는 40대 여사장을 살해해, 12년을 복역하고 올해 5월 만기출소했으나 감옥에서 나온 지 5개월 만에 또 살인을 저질렀다.
장씨는 1984년 미성년자였던 17세에도 누군가를 때려 숨지게 해 폭행치사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 한 사람의 전과자가 3명의 무고한 생명을 반복해서 앗아갈 때까지 현행 사법제도는 장씨의 범죄를 막지 못했다.
살인 전과자의 살인 재범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살인죄로 복역하고 2012∼2016년 출소한 5,118명 중 5.5%인 279명이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 “한 해 평균 1,000여명의 살인 전과자가 사회로 나오고, 그 중 5.5% 정도가 다시 살인을 저질러 최소 55명의 애꿎은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라고 소 의원은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살인 등 강력범죄의 동종 전과 재범률이 상당히 높다”며 “피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강력범죄의 경우는 추가 범죄 발생 등을 고려해 더욱 엄격하게 형량을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높은 형량보다는 교화 등의 방법으로 범죄자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소병훈 의원은 “강력한 처벌이 능사였다면 강력범죄는 이미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형벌을 가하고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형사정책은 최후수단으로 보고 교화와 사회에서의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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