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천만 영화를 낸 배급사 쇼박스(086980)는 25일 북미 시장을 겨냥한 ‘더 위도우’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인도네시아 영화 ‘포에버 홀리데이 인 발리’를 현지 제작사와 공동제작한다고 밝혔다. 우선 세계 최대 시장인 할리우드를 공략할 ‘더 위도우’에는 현지 제작사 SKE와 아이반호 픽쳐스가 공동제작으로 참여한다. 이 작품은 뉴욕의 젊은 여성 프란세스(클로이 모레츠)가 서서히 사악함을 드러내는 의문의 미망인 그레타(이자벨 위페르)와 우연히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크라잉 게임’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닐 조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쇼박스는 지난 2015년 화이브라더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에 진출한 데 이어 ‘포에버 홀리데이 인 발리’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린다. 쇼박스가 인도네시아 현지 파트너와 공동 제작하는 ‘포에버 홀리데이 인 발리’는 한국의 아이돌 스타가 우연히 만난 인도네시아 여대생의 도움으로 발리 섬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내년 초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수상한 그녀’의 인도네시아 판 리메이크 ‘스위트20’를 연출한 오디 하라합이 연출을 맡고, 아이돌 그룹 엠블랙 출신의 천둥이 한국 아이돌 최초로 인도네시아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됐다. 유정훈 쇼박스 대표는 “한국에서 높은 완성도의 흥행작들을 선보이며 쌓아온 쇼박스만의 기획력을 해외에서도 펼쳐보고 싶은 열망이 크다”며 “이를 위해 우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고, 해외 파트너십 체결이 첫 단추였다면 이번 공동제작 및 투자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본격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급사 중 해외 현지 제작에 선도적으로 진출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CJ E&M(130960)도 이날 국내에서 7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써니’(2011)의 일본, 베트남, 미국 버전 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베트남 버전과 일본 버전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지난 7월과 10월 각각 크랭크인했다. 일본 버전인 ‘써니: 강한 마음, 강한 사랑’은 ‘모테키: 모태솔로 탈출기’, ‘바쿠만’ 등을 흥행시킨 오오네 히토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베트남판 ‘써니’인 ‘찬란한 날들’은 영화 뿐만 아니라 뮤직 프로듀서, 작곡가,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응웬 꽝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응웬 꽝 감독은 그가 연출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해당 개봉연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현재 베트남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베트남판의 제작은 CJ E&M과 베트남 유력 제작사 HK FILM이 설립한 합작회사 CJ HK 엔터테인먼트가 맡는다. 또 CJ E&M은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제작 총괄이자 뮤지컬 영화 ‘저지 보이스’의 책임 프로듀서 등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서 맹활약 중인 브렛 래트너가 대표로 있는 미국의 유명 투자 제작사 렛팩 엔터테인먼트와 미국판 ‘써니’의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며, 조만간 감독와 배우 등 캐스팅에 나선다. CJ E&M은 그동안 완성작 및 판권 수출이 아닌 현지 제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수상한 그녀’의 경우 한국과 중국, 베트남,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현지어로 만들어 개봉했으며, 영어, 스페인어, 터키어 버전으로도 제작 중이다. ‘수상한 그녀’는 앞서 개봉된 해외 5개 국가에서 약 780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했다. CJ E&M은 앞서 “2020년까지 20편 이상 해외 로컬 영화를 제작하고, 10개 이상의 언어로 영화를 만드는 글로벌 제작 스튜디오로 도약할 것” 이라며 “국내 개봉작보다 더 많은 영화를 해외에서 만들어, 궁극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 비중보다 많아지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