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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민노총에 끌려다니지 말라”] 민노총, 대화·타협없이 '폭주' 일상화...내달 민노총 위원장 선거 의식해 또 '생떼'

<강성노조 행태 어땠길래>

전교조·전공노 즉각합법화 요구

정규직전환, 본사직접고용 한정

근로단축도 "특례조항 삭제" 트집

文대통령 간절한 호소에도 파업





현 정부 들어 민노총의 행보를 보면 몽니, 그 차제다. 친노 정권을 등에 업고 요구하는 내용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정부가 ‘하나’를 주면 ‘둘’을 달라고 하고 ‘둘’을 내주면 다시 ‘셋’을 내놓으라는 식이다. 수감 중인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정 간 논의를 요청하자 청와대가 회동하자고 화답했지만 민노총은 “우리를 대화 상대로 존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만남 자체를 거부했다.

특히 청와대 만찬 불참은 국민들에게 시대착오적 행태로 부각됐다. 민노총은 표면적으로는 노정 대화 자리에 상의도 없이 노사정위원장과 개별 노조를 참석시켰다는 이유를 들어 불참을 통보했다. 하지만 노동계 안팎에서는 다음달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현 지도부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억지를 썼다는 분석과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난 1999년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민노총이 20년째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직전 정권이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립한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 등 양대지침을 폐기하면서까지 노사정위 복귀를 주문하고 있지만 민노총은 요지부동이다. 한술 더 떠 노동관계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정부의 제안에 ‘퇴짜’를 놓기도 했다. 양대지침 폐기와 노사정위 복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게 민노총의 주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교조·전공노의 합법화 추진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시행하라고 요구한다.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에 관해서는 ‘본사의 직접고용만 정규직 전환’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 검토도 ‘특례조항 전면 삭제’를 요구하며 트집을 잡고 있다. 민노총은 지난 6월 “1년만 기다려달라”는 문 대통령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일례로 7월에는 청와대 사랑채 인근 인도의 불법천막 강제철거에 반발해 관련 공무원 6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불법을 자행하며 공무를 방해한 이들이 단속 공무원을 고소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당시 한 검찰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노동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무원이 검찰에 불려다니게 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며 꼬집었다.

민노총은 이 밖에도 △특수·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3권 보장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및 교섭창구 강제단일화 폐지 △모든 노동자에 근로기준법 적용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 5대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 내용을 꼼꼼히 뜯어보면 대부분 현 정부가 법 개정 등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이미 밝힌 사안들이다. 일부는 정부가 행정지침 변경이나 폐기 등의 방법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들이다. 다시 말해 민노총이 너무 성급하게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민노총은 불법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된 한상균 위원장 사면과 전교조 합법화, 공공 부문 해고자 복직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시대를 역주행한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꿈쩍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와 달라진 노동환경에서 노조가 다양한 요구를 쏟아낼 수는 있지만 노조의 요구가 국민이 보기에 합리적이지 않으면 노조의 영향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노동계는 너무 조급하게 모든 것을 한꺼번에 얻어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이두형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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