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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어린이 관람동선 나눠 박물관 모두 위한 공간으로"

취임 100일 맞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관람환경 개선 강조

경주 금관·부여 금동대향로 등

지역 특색 살린 브랜드화 전략도





배기동(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와 어른이 한 공간에 함께 있으니 관람하는 데 간섭 작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집중력 있게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어린이 전용관 확대 등 어린이와 어른의 관람 공간 분리를 유도하겠습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 관람환경 개선 계획을 밝혔다. 배 관장은 “어린이와 어른의 관람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의 형태나 목적에 맞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관람 동선을 유도하려고 한다”며 “어린이 박물관을 확장하고 학생들을 위한 전시를 구상해 어느 정도 영역을 분리하면 조용한 관람을 원하는 성인 관객도, 어린이 관객도 더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하 13개 국립박물관의 ‘킬러 아이템’을 강화하려는 구상도 드러냈다. 배 관장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루브르박물관을 찾아가 ‘모나리자’를 보고 오는 것처럼 지역박물관별로 ‘모나리자’ 같은 킬러 아이템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경주는 금관, 부여는 금동대향로, 공주는 무령왕릉 등 핵심이 되는 콘텐츠를 정해 ‘특성화 브랜드’로 육성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박물관을 통한 지방과 중앙의 균형 있는 문화 혜택 제공’을 강조한 배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역박물관에 대여해주고 있는 소장품의 규모를 현재의 1만8,000여점에서 4만4,000여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도 적극적으로 전시에 접목할 계획이다. 배 관장은 “박물관은 전시장일 뿐 아니라 학습 공간이기에 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을 박물관에서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다른 국가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선도적 입장에서 AI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고학자인 배 관장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전시 주제로 ‘인류·민족의 기원’을 꼽았다. 그는 “고유전학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과거와 전혀 다른 차원에서 우리 민족의 기원을 논할 수 있게 됐다”며 “보편적 개념에서 한민족을 전 세계의 다른 민족들과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지, 또 우리 민족을 어떻게 이해하면 될지를 생각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배 관장은 “박물관을 사회적 치유 공간이자 재충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캐치프레이즈 ‘따뜻한 친구, 함께하는 박물관’을 소개했다. 또 박물관 마케팅 부서를 신설해 “세계 각 지역에서 한국 박물관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홍보체계를 만들 것”이라며 “그간 해외 전시는 유럽과 미주를 위주로 진행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제 좋은 환경을 가진 박물관이라면 개발도상국이라도 전시를 열어 우리의 소장품을 토대로 우리 문화를 전략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관장은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한양대박물관장을 거쳐 전곡선사박물관장,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국제박물관협의회 국가위원회 의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7월 현직에 임명됐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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