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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선거법개정안 상원투표 막바지…야당 반발

총 6차례 표결 중 5차례 통과

26일 최종 투표

제1야당 ‘오성운동’ 반발

25일(현지시간) 제1야당 오성운동 소속 스테파노 루치디 상원의원이 이탈리아 정부가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상원 표결을 내각 신임투표와 연계한 데 항의하며 눈을 가리고 표결에 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명 ‘로사텔룸’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새로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상원 표결이 8부 능선을 넘었다.

이탈리아 상원은 25일(현지시간) 오후 ‘로사텔룸’의 제1항에 대한 투표를 시작으로 총 5차례의 표결을 실시했다. 약 100명의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첫 표결이 찬성 150표, 반대 61표로 가결된 데 이어 내각 신임과 연계된 총 네 차례의 표결이 속속 통과됐다. 내각 신임과 연계되지 않은 다섯 번째 투표도 가결됐다. 26일로 예정된 마지막 표결까지 가결될 경우 ‘로사텔룸’은 최종적으로 입법이 완료된다. 최종 표결 역시 내각 신임 투표와는 무관하다고 ANSA통신은 밝혔다.

발의자인 집권 민주당(PD) 소속 하원 원내총무인 에토레 로사토의 이름을 딴 ‘로사텔룸’은 전체 의원의 36%는 한 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를 당선시키는 소선거구제로 뽑고, 나머지 64%는 정당별 득표율로 할당하는 비례대표제로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현행과는 달리 선거를 치르기 전에 각 정당끼리의 연합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원내 진출을 위해서는 정당끼리 연합한 세력의 경우 전국 득표율 10%를 넘겨야 하고, 연합 없이 단독으로 선거에 임하는 정당은 전국 득표율 3%를 확보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이 상원 표결을 통과하면 늦어도 내년 5월엔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이탈리아 총선은 이런 규정에 따라 치러지게 된다.



정부는 지난 12일 하원을 통과한 ‘로사텔룸’의 입법 시간을 단축하고, 반란표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원 투표와 마찬가지로 상원 표결 역시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와 연계했다. 만약 신임투표가 한 번이라도 부결됐을 경우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가 사퇴하고, 내각이 해산돼 이탈리아 정국이 요동칠 위험도 배제할 수 없었으나, 이탈리아 정부는 무난히 신임투표를 이끌어냄으로써 목적을 달성했다. 이 법안은 집권 민주당과 민주당의 연정 파트너인 중도우파 소수정당 국민대안(AP),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마테오 살비니가 대표를 맡고 있는 북부동맹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 정당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1야당 오성운동과 올 초 민주당 탈당파 정치인들이 구성한 소수 좌파 정당 민주혁신당(MDP), 우파 연합의 한 축인 극우성향의 이탈리아형제당(FDI) 등은 법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오성운동 소속 상원의원들은 이날 상원 표결 시 눈을 감거나, 흰 천으로 눈을 가리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분노를 분출했다. 오성운동 하원의원들과 지지자들은 상원 표결이 이뤄지는 동안 거리로 쏟아져나와 상원 표결을 내각 신임투표와 연계한 정부의 결정을 “국가기관에 의한 쿠데타”라고 부르며 맹렬히 비판했다. 다른 정당과 손잡을 가능성을 배제해 온 오성운동은 총선 전 정당들의 연대를 허용한 ‘로사텔룸’이 오성운동에 불리하게끔 고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의원들을 대중의 직접 선거가 아닌, 사실상 정당들의 입김에 의해 선출하는 이 법안이 민주주의도 크게 훼손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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