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일본 파나소닉이 글로벌 공장들의 리튬이온 전지 생산물량을 대폭 늘리기 위해 1,000억엔(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도요타자동차는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전지의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한국·중국과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일본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나소닉이 리튬이온 배터리 증산을 위해 최근 중국 다롄 공장에서 제2공장 건설에 착수했다고 26일 보도했다. 내년 3월 말 가동을 목표로 다롄 제1공장을 짓고 있는 와중에 곧바로 추가 건설에 나선 것이다. 신문은 제1공장 가동 시 전기차 수십만대 분량으로 예상됐던 배터리 생산 규모가 두 배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나소닉은 미국에서도 생산설비 확충에 나선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공동 운영하기 위해 설립 중인 네바다주 전기차 배터리 제1공장 외에도 테슬라의 전기차 증산에 발맞춰 제2공장 설립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제2공장이 설립되면 생산능력은 최대 5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소닉은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의 액정패널 공장에서도 오는 2019년부터 현지 자동차 업체에 납품할 전기차용 전지를 출하할 예정이다. 신문은 리튬이온 에너지 증산을 위해 미국·중국·일본 3개국에 쏟아붓는 자금의 규모가 약 1,000억엔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나소닉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일본의 주도권을 굳히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34%를 점유해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전기차 산업 육성에 주력하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점유율을 23%까지 늘리며 파나소닉을 맹추격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200만대를 돌파했으며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리튬이온 에너지는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전기차 모델에서 사용돼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
한편 도요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 배터리’의 실용화를 2020년까지 완료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인 전해질을 기존의 액체나 젤리 성분이 아닌 고체로 만든 것이다. 전기 용량은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반면 충전 속도는 감소하며 폭발 가능성이 적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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