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에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도 담았다. 빚내서 갭투자 같은 ‘투기성 직접투자’는 하지 말고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를 통해 비교적 안전한 대체투자를 하라는 취지다. 이를 위해 리츠의 공모 활성화를 추진한다. 사모리츠의 공모리츠 전환을 유도하고 증시 상장절차 역시 법을 바꿔 지금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빚 경감’ 대책에 투자 내용이 들어간 것은 정부가 공모투자를 서민의 (금융)소득 증대 대안으로 본다는 의미다. 소득을 늘려가며 빚을 줄여야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공모시장이 이 같은 무거운 짐을 나눠들 여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자본시장에서도 공모 확대가 화두지만 성적은 시원찮다. ‘수익도 안 났는데 보수를 떼간다’는 불만을 없애기 위해 도입한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는 낮은 수익률에 관심도가 뚝 떨어졌다. 개미도 소액으로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사모펀드 투자 공모 재간접펀드의 성과도 아직 두고 봐야 할 단계다. 부동산시장도 다르지 않다. 상장 공모리츠는 현재 달랑 4개만 남았다. ‘큰손’을 위한 사모시장이 급성장하는 사이 공모는 외면당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다시 공모 활성화 카드를 꺼내 들었으니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서민 금융소득을 늘리겠다는 시도는 전에도 있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다. 그러나 ‘만능통장’으로 출시된 ISA는 현재 1만원도 안 들어 있는 가입계좌가 절반일 정도로 맥을 못 추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세제혜택을 더 늘리겠다고 나섰다.
기왕 방향을 잡았다면 신속히 추가·보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민이 투자수익을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두 손 두 발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주식투자는 수익이 안 나고, 부동산 ‘사다리’도 사라지고, 금리는 오르고…. 개인투자자한테 남은 건 비트코인 투자뿐인가.” 개미는 이미 낙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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