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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자, SK핀크스·서경클래식]연장만 3번...손에 땀 쥐는 '그린 위 드라마'

■ 짜릿했던 역대 대회

2008년 정상 오른 김하늘

최종홀 10m 버디 역전쇼

2010년 준우승자 장수연

벌타로 다잡은 우승 놓쳐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2007년 출범해 ‘골프 한류’의 밑거름 역할을 해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중견 대회다. 해마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지난해까지 아홉 차례의 대회 가운데 세 번이 연장 승부일 정도로 매번 예측 불허의 흐름이 계속됐다. 정규 라운드에서 마무리된 여섯 차례 대회에서도 우승자와 2위의 격차는 세 번이 1타였고 가장 크게 벌어진 2타 차도 세 번이었다.

인천 드림파크CC 파크코스(파72)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는 이승현이 최종일 7타를 줄여 혼전을 평정하고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정상에 올랐다. 당시 이승현·이정은·배선우·안신애·이민영 등 5명이 최종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이승현은 잠시 선두를 내주기도 했지만 15번홀에서 공동 선두를 되찾은 뒤 마지막 18번홀에서 12m 장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이정은5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경남 거제의 드비치 골프클럽(파72)에서 펼쳐진 2015년 대회는 ‘스텝스윙’ 김혜윤의 부활 무대가 됐다. 김혜윤은 최종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60cm 옆에 붙여 3년 만에 통산 5번째 우승을 결정지었다. 선두에 5타 차 공동 8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혜윤은 1번과 2번, 4번홀에서 세 차례나 그린 주변 칩 샷을 홀에 집어넣는 묘기를 연출한 이후 퍼트가 살아나면서 2위 조윤지를 2타 차로 따돌렸다.

2014년에는 허윤경과 김효주의 연장 승부가 멘털 골프의 진수를 보여줬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강풍까지 몰아친 가운데 둘은 ‘만추의 결투’를 펼쳤다. 당시 시즌 5승을 거두고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김효주는 마지막 날 정규 18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하는 드문 경험을 했다. 전날 10개 홀까지 합치면 28개 홀 연속 파 행진이었다. 3타 차 공동 10위에서 출발한 허윤경이 2타를 줄여 공동 선두가 됐고 첫 번째 연장전에서 2m 파 퍼트를 넣어 시즌 2승이자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이정민은 2012년 이 대회에서 2년5개월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한 뒤로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2011년은 역대 우승자끼리의 연장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2008년 챔피언 김하늘과 2009년 우승자 이현주가 맞붙었고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파를 지킨 김하늘이 우승했다. 김하늘은 서울경제 레이디스클래식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고 3위도 두 번(2010·2012년) 했다. 2년7개월의 우승 가뭄을 해갈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도 2011년 이 대회에서였다. 그해 김하늘은 상금왕과 대상, 다승왕을 휩쓸었다. 2008년 이 대회 첫 우승 때는 마지막 날 마지막 홀 10m가 넘는 거리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 1타 차 역전 우승을 껴안는 명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정은5가 우승한 2010년은 준우승자 장수연이 우승자만큼 화제였다. 당시 고1 아마추어였던 장수연은 최종합계 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15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할 때 골프백의 위치가 뒤늦게 문제가 됐다. 그린 주변에 놓아둔 골프백이 홀 쪽으로 세워져 방향 설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고 2벌타를 보탠 장수연은 결국 연장에 가 첫 홀에서 졌다. 이현주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울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대회에 다녀야 했는데 2009년 서울경제 레이디스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며 설움을 떨쳤다. 신지애는 2007년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였으나 마지막 날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1타 차로 역전 우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시즌 2승을 달성한 그는 이후 7승을 더 보태 시즌 9승을 쓸어담으며 상금왕과 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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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문화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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