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드라마 ‘보석비빔밥’, ‘자체발광 그녀’, ‘무정도시’, ‘결혼의 여신’, ‘정도전’을 비롯해 영화 ‘너는 펫’, ‘그녀의 13월’ 등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접한 그녀는 시청자들에게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사했다. 이렇듯 매 작품마다 새로운 변신을 꾀한 강세정은 ‘내 남자의 비밀’을 통해 배우로서의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한층 더 깊어진 그녀의 연기력이다. 강세정은 탄탄히 쌓아 올린 연기력을 바탕으로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등 양 극의 감정과 자신이 맡은 기서라 캐릭터의 서사를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들고 있는 것.
극 초반 강세정은 어떤 고난과 역경이 찾아와도 웃음을 잃지 않는 초긍정 캔디로 분했다. 학창시절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불만을 갖기 보다는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손수 정성스럽게 만든 김밥을 팔기도 하고, 부당한 말을 하는 상인에게 똑부러지게 생각을 전하는 당찬 모습까지 보여주며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기서라의 강한 생활력은 시간이 흘러 남편 한지섭(송창의 분)과 단란한 가정을 꾸린 후에 더욱 빛을 발했다. 그녀는 시어머니 구미홍(이상숙 분)이 건물 분양 사기를 당했을 때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넋놓고 바라보지 않았다. 두 팔을 걷어부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등 굵직한 사건을 움직이는 주인공으로서 맹활약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이라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그녀는 긍정의 아이콘에서 눈물의 여왕으로 변신, 시청자들의 마음을 시리게 만들었다. 한지섭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목격자가 등장하자 눈망울에 그렁그렁 맺혀있던 눈물과 그간 억눌러왔던 슬픔과 좌절, 상실감 등의 복잡한 감정을 터트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여기에 딸 한해솔(권예은 분)의 입원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그녀를 괴롭히는 모진 시련이 계속 이어졌고, 특히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후회를 담아낸 오열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이처럼 기서라 역에 완벽히 몰입한 강세정은 밀도 높은 연기로 안방극장을 완벽하게 점령했다. 매 순간 모든 감정을 쏟아내는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가 앞으로 선보일 연기와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강세정의 열연으로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 ‘내 남자의 비밀’은 운명의 굴레 속에서 휘몰아치는 네 남녀의 폭풍 같은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월~금 오후 7시 50분에 KBS2에서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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