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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이자람의 삶은 즐겁게 흘러간다...“‘서편제’라는 뮤지컬의 톱니바퀴 중 하나”

“송화는 삶을 버틴 축약본 같은 인물”

“송화는 어찌 보면 우리가 가진 외로움과 슬픔에 일말에 답을 해주는 친구 같아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은 소리꾼 이자람이 다시 한번 ‘서편제’의 송화로 돌아왔다. 두 눈이 멀어가면서까지 진정한 소리를 찾고자 했던 송화는 소리를 찾아 유랑하는 소리꾼이다.

2010년 초연된 ‘서편제’는 이청준 작가의 원작 소설 ‘서편제’와 윤일상 작곡가의 음악이 만난 뮤지컬 작품.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서편제’는 새로 투입된 배우, 보다 친절해진 스토리, 더욱 수려하게 편곡된 음악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매회 기립박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 이자람 /사진=조은정 기자




초연부터 국악 작곡 및 주인공 ‘송화’ 역으로 참여해 4연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서편제’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이자람은 “외로움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작품이란 점이 서편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요?”란 답을 내 놓았다.

“많은 이들이 다 지지고 볶고 사는게...결국은 모두가 홀로 늙어서 죽고 싶지 않아서란 생각이 들어요. 그 두려움 때문에 열심히 사는거죠. 그 외로움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서편제’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제가 늘 궁금해하는 주제를 강하게 터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자람은 “4연 중 이번 공연이 유봉, 송화, 동호 셋의 음악 인생의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 톱니바퀴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매일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것. 무엇보다 ‘서편제’는 그에게 울타리 너머의 새로운 세상이기 때문에 늘 ‘리프레시’하는 마음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총 4연 중에 이번 공연이 ‘동호’의 이야기가 가장 정리가 잘 됐다는 평을 많이 받고 있어요. 내부적인 평도 그렇고, 저도 이번에 객석에서 공연을 보니 3명의 캐릭터가 찰랑찰랑 찼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느 배역 하나 구멍이 없이 무대가 꽉 찬 느낌이었어요. 장기적으로 뮤지컬을 해온 배우들과는 다를지 몰라요. 아직까지 매번 생경하고 배우들을 보면서 ‘어떻게 버티지?’란 생각과 ‘멋있다’는 생각이 함께 들어요. 그 다음에 나도 저 속의 하나의 톱니바퀴다란 생각이 들면 뿌듯해요.”

송화는 꿈을 이루지 못한 아버지의 거울이자 모든 대한민국의 딸이다. 한이 많은 소리꾼이란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며 이자람과 닮은 구석이 많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삼연 때까지는 송화 같은 삶이랑은 100km 떨어져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닮았다고 느끼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번 4연을 하면서 달라졌다.

“이젠 송화를 소리꾼 이전에 인간의 고통스런 삶을 겪는 사람으로 사고하게 됐어요. 같은 소리꾼이라서 저와 송화가 가깝다고 하는 게 아니라, 삶을 버티는 사람이란 점에서 가깝다고 느낀거죠. 한 여인이 겪은 사건과 슬픔, 분노, 그리고 이겨내는 과정을 연기하면서 ‘버텨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기에 그는 송화라는 인물을 한’(恨)만으로 보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화는 기본적으로 유머가 있는 친구죠. 삶에 대한 쾌가 있어요. 그것 때문에 자살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냈어요. 그래서 송화의 삶의 태도가 기본적으로 밝길 원해요. 이 여자는 어떻게 삶을 버티고 있는 걸까. 생각하다보면 ‘대단하고 고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



11살 때 판소리를 시작한 이자람은 중요무형문화재제5호인 판소리 ’춘향가‘와 ’적벽가‘ 이수자이다. 그 전에 ’예솔이‘로 알려져 있는 소리꾼이다. 1984년 다섯살 때 방송작가이자 가수였던 아버지 이규대와 <내 이름(예솔아!)>이라는 동요 음반을 화제의 주인공. 현재 그는 소리꾼이자, 작곡가이자, 작창가이자, 음악감독인 1인 4역을 소화해내는 재주꾼이다.

26년간 멈추지 않고 소리를 해왔는데, 지난해 11월, 정치적 죽음을 목도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정치적 죽음’은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 상태에서

“내가 하는 일들에 ‘번아웃’이 될까봐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죽음’이란게 여러 가지가 있어요. 기술적으로 노래가 나오지 않는 ‘음악적 죽음’, 창작을 하려는 욕구가 없어지는 ‘철학적 죽음’도 그렇죠. 더 이상 놀고싶어지지 않고 가을 바람이 반갑지 않고, 봄바람이 설레지 않는다면... 생이 흑백이 되는 순간이겠죠. 그렇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에너지를 교류하고 있어요. ‘서편제’ 에 있는 동안 내 옆 사람들을 관찰하고, 관객을 만나면서 나의 에너지랑 교류중입니다. ”

배우 이자람 /사진=조은정 기자


이자람은 ‘장인 명창’이 되고 싶은 욕심도 없다. 오직 그가 바라는 건 ‘삶이 즐거워서 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는 것’

“송화처럼 예술가로서 완성된 ‘장인’이 되고 싶느냐고 했을 때, 저는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명창이 되거나 장인이 싶은 욕심이 없어요. 그게 빵 한 조각일지라도 삶이 즐거워서 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야망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야망이 없어도 되는 것 같아요. 욕망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제가 선택한 단어들이 너무 깊나요? 저희 ‘서편제’ 작품이 깊어요.(웃음)”

한편 뮤지컬 ‘서편제’는 오는 11월 5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자신의 운명을 헤쳐 나가는 진정한 아티스트 ‘송화’役에 배우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 기성세대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호’役에 배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 예술혼을 갈망하는 고독한 아버지의 ‘유봉’役에 이정열, 서범석이 출연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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