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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자, SK핀크스·서경클래식]최고급 잔디·유리판 그린·바람 정복해야 '서경퀸'

격전지 '핀크스GC'

벤트그래스 페어웨이 정교한 샷 요구

유리판 그린은 퍼트라인 읽기 애로

바람 많아 다양한 구질·탄도 샷 필수

난도 높은 7번·18번홀이 승부처

핀크스GC의 코스 곳곳에서는 한라산과 쪽빛 바다, 산방산 등 제주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핀크스GC의 18번홀 그린. 국내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홀이지만 그린 앞과 옆으로 이어진 개울과 워터해저드가 압박감을 줘 공략이 쉽지 않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27~29일)이 열리는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은 국가대표급 명문 골프장이다.

지난 1999년 개장한 핀크스GC는 미국의 테오도어 로빈슨이 설계한 전략적인 코스와 제주 특유의 아름다운 풍광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로빈슨은 미국프로골프 투어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개최지인 워싱턴주 사할리CC, 하와이 코올리나GC 등 세계 170여 곳을 설계한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다. 핀크스는 2008년 3월 84세를 일기로 타계한 거장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유작이다. 2005년 국내 골프장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자연과의 동화, 감명 깊은 추억, 재미와 난이도의 조화라는 설계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제주 자연 특유의 선을 살린 소박하고 정갈한 코스다. 하지만 코스 공략이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은 금물이다. 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조형미와 난이도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홀들은 치밀한 전략과 정확도 높은 샷을 요구한다. 여자골프 한·일 대항전인 핀크스컵,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유럽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등의 국내외 굵직한 대회를 치러내 국제적인 토너먼트 코스로 검증을 받았다.

우승자가 정복해야 할 3대 변수는 벤트그래스 페어웨이와 유리판 그린, 그리고 바람이다. 핀크스GC는 최근 대대적인 코스 개선 작업을 진행해 이번 대회가 펼쳐지는 동코스와 서코스의 페어웨이를 최고급 그린 잔디인 벤트그래스로 전면 교체했다. 카페트처럼 매끈한 코스로 최상의 플레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잔디가 짧아 볼이 지면에 거의 붙어있는 느낌이기 때문에 정교한 볼 타격이 요구된다. 핀크스의 그린은 평소에도 3.0~3.2m를 유지하는 만큼 대회 기간에는 무시무시한 빠르기를 보일 전망이다. 착시 현상인 일명 ‘한라산 브레이크’ 때문에 퍼트라인 읽기도 무척 어렵다. 제주 서남부 중산간 지역이라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는 바람이 불 경우 선수들은 다양한 구질과 탄도의 샷을 구사해야 한다.



7번홀(파4·420야드)은 이 코스에서 난도가 가장 높은 홀이다. 최대 난제는 긴 거리인데 티샷 착지지점의 페어웨이 폭이 좁고 좌우로 벙커가 위치하고 있어 더욱 부담스럽다. 그린 입구와 좌우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굴러서 그린에 올라가는 요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티샷을 최대한 멀리 보내는 게 유리하다.

12번홀(파4·414야드)도 길고 오른쪽으로 휘어진 형태의 홀이다.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 방향이 지름길로 보이나 웬만한 장타가 아니라면 벙커를 지나더라도 페어웨이에 못 미치고 러프에 떨어지고 만다. 그린까지 계속 내리막으로 이어져 두 번째 샷에서 거리 조절도 버디 사냥에 필요한 열쇠다.

마지막 18번홀(파4·360야드)은 국내 전체 골프장 중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홀이지만 공략은 만만찮다. 그린 앞쪽으로 해저드와 개울, 벙커가 한눈에 들어와 두 번째 샷을 할 때 압박감이 밀려온다. 장애물을 넘겨 넉넉한 거리로 그린에 올리면 가파른 내리막 퍼트를 해야 한다.

해저드를 넘겨야 하는 2번과 5번, 길이가 긴 14번 등 핀크스의 파3홀들은 모두 공략이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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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문화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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