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의약품 유통업체 CVS가 5대 건강보험회사 중 하나인 애트나에 660억달러(약 74조6,000만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유통시장을 집어삼킨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최근 의약품 산업에 관심을 보이자 선제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VS가 애트나 주식 전량을 주당 200달러 이상에 매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양사 경영진이 수개월간 접촉해왔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계약 체결까지 몇 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가 M&A에 성공할 경우 제약사와 보험회사 간 첫 결합이자 의약·보험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된다.
CVS와 애트나 간 M&A는 최근 격화되는 의약·건강보험 업계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CVS는 고가 처방약에 적용되는 민간보험 수입에서 매출을 창출하는데 애트나를 인수하면 의약품 판매 후 보험료 청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제약사와의 약품공급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고객 건강정보를 축적해 추후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
특히 CVS의 M&A 제안은 기존 업체와의 경쟁을 넘어 아마존의 의약품 산업 진출에 대비한 선제조치의 의미가 크다. 아마존의 의약품 시장 진출이 현실화하면 CVS 등 오프라인 약국 체인이 월마트 등 유통업체와 같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인수 제안은 아마존과 일전을 앞둔 CVS가 보험까지 포함한 종합 의료업체로 덩치를 키우기 위한 방어책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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