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는 총 32부로 기획된 작품. 그러나 후속인 ‘투깝스’가 11월 27일 첫 방송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20세기 소년소녀’의 조기종영설이 퍼졌다. 지난 9일 선을 보인 ‘20세기 소년소녀’는 원래대로라면 11월 28일 종영 예정이다.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27일 서울경제스타에 “11월 20일(월)부터 23일(목)까지 연속으로 4회가 방송된다. 예정된 32부작으로 끝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다행히 조기종영은 피했지만 월화드라마가 졸지에 일일드라마로 변한 모양새다.
이 같은 ‘20세기 소년소녀’의 악재에는 MBC 총파업이라는 속사정이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당초 ‘왕은 사랑한다’ 후속으로 편성됐던 ‘20세기 소년소녀’는 제작 중단을 맞았고, 두 번이나 첫 방송이 연기됐다.
가까스로 첫 방송을 확정했지만 이번에는 축구 중계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 대 모로코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편성되면서 방송 이틀 만에 결방을 맞게 된 것. 같은 날 동시 출격한 KBS2 ‘마녀의 법정’과의 시청률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세기 소년소녀’는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라온 35살, 35년 지기 세 여자들이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로맨스 드라마. 한예슬, 김지석 등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시청률은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BC 드라마는 최근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수목드라마 ‘병원선’ 종영 이후 편성도 확정되지 않았다. 12월 초 ‘로봇이 아니야’ 방송 전, 약 3주의 시간이 비어있다. 그 자리를 ‘20세기 소년소녀’ 연속 방송으로 채우게 된 것.
주말극과 일일극 역시 결방을 피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암흑기다. 29일 종영 예정이었던 ‘도둑놈 도둑님’도 지난 주 결방으로 한 주가 미뤄졌다. MBC 드라마를 챙겨보기 위해서는 매일 편성표를 주시해야만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은 당분간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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