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3년 만에 발행한 달러화 채권이 미국 국채금리와 엇비슷한 수준에서 낙찰됐다. 외환보유액이 많은 중국의 이번 달러화 발행을 두고 외신들은 ‘시진핑 2기 체제’ 출범과 맞물려 경제적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2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이 총 2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5년·10년 만기 달러채 금리는 각각 2.196%, 2.687%를 기록했다. WSJ는 “미 국채금리보다 0.4~0.5%포인트 높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5년물은 불과 0.15%포인트, 10년물도 0.25%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쳤다”고 전했다. 국채금리는 국가 신용도를 반영하며 낮은 금리는 높은 채권값을 의미한다.
중국의 달러채 금리가 미 국채금리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높게 나타난 것은 주문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발행물량(20억달러)보다 10배 많은 200억달러 이상의 주문이 쏟아질 정도로 투자가들의 관심이 집중됐으며 투자 수요가 아시아권에 편중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투자자의 3분의1은 유럽 쪽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신들은 이번 달러화 발행 목적이 달러화 조달보다 시진핑 2기 체제 출범에 따른 경제적 자신감 과시에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 1위 국가로 사실상 달러 조달이 필요 없는 상태다. 데이비드 뢰빙어 TCW그룹 신흥시장 담당은 “최근 제19차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의 새로운 리더십을 확립한 중국이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국과 대등한 힘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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