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27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참석을 둘러싸고 여당과의 고 이사장 간의 거친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공영방송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장 자격으로 국감 도중 한국당 의총을 참석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하자, 고 이사장은 “쉬는 시간에 가는 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발끈하면서 국감이 한때 정회되기까지 했다.
이날 한국당의 불참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 위원장을 맡게 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오후 국감 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고 이사장이 점심 식사 시간을 이용해 한국당 의총에 참석한 것을 문제 삼았다. 고 이사장이 한국당 의총 참석 사실을 인정하자 신 직무대행은 “증인은 피감 기관의 증인으로서 여러 가지로 처신과 발언에 굉장히 조심하셔야 하는데 국감을 거부하고 있는 정당의 연사로 출연했다”며 “사적인 게 아니고 공적인 자리에서 제대로 된 처신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고 이사장은 오히려 “가면 안 되는 곳인가”라고 되물으면서 “쉬는 시간에 갔다”고 반박했다.
신 직무대행이 “쉬는 시간에 아무 일이나 하나”라고 다시 되묻자 고 이사장은 “(왜 문제 삼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된다. 한국당이 MBC 사태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해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 직무대행은 “방문진의 MBC를 대표 감독하는, 감시 감독하는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라면서 “좀 제대로 된 처신을 해달라”고 지적했다. 고 이사장은 “증인은 거기(한국당 의총) 가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냐”고 대꾸했다. 이후 신 직무대행과 고 이사장은 서로에게 “똑바로 하세요”라고 삿대질하면서 고성이 오간 끝에 국감이 잠시 정회되기도 했다.
여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고영주 이사장에게 사퇴 요구를 쏟아냈다. 일부 의원은 이 과정에서 ‘과대망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날을 세웠다.
한국당은 전날 자신들의 반대에 아랑곳없이 방송통신위원회가 방문진 보궐이사 2명을 여권 성향 인사로 선임한 데 반발하며 국감에 전면 불참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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