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합참의장과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27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한 한미 연합 군사적 대응 방안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작업 등을 협의했다. 양국 합참의장은 이날 오전과 오후 서울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제42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본회의와 고위급회의를 각각 열어 이런 내용을 포함한 한미 군사현안을 논의했다.
던퍼드 의장은 회의 참석을 위해 전날 오후 방한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어 가고, 미국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는 시기에 서울에 모인 양국 최고 군사지휘관들은 공고한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확립 의지를 과시했다. 양국 합참의장은 MCM 논의 결과를 28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공동 주재하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번 MCM의 주요 의제는 최신 안보상황 평가, 연합 군사대비태세 확립,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논의 등이라고 합참은 전했다. 회의에서는 최신 안보 상황과 관련, 북한 및 북한군 동향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을 평가하고 현재의 연합방위태세 현황보고, 중국 등 동북아지역 안보 상황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군사대비태세 확립과 관련,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연합 군사적 대응개념 발전 방안과 연합 C4I(지휘통제체계) 상호운용성 강화, 연합작전계획(작계5027·작계5015 등)에 대한 전략문서 최신화 방안 등을 세부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의장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핵 위협이 심각한 단계에 와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유사시 미국의 확장억제력 등 가용한 연합방위 능력을 총동원해 북한의 도발을 격퇴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갖춰지는지, 어떤 부분이 미흡한지를 평가하고 미측의 지원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권 전환 이후 새로운 연합방위기구인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성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현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신해 창설되는 미래연합군사령부는 한국군 합참의장(대장)이 사령관을,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는 쪽으로 편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미 군사 당국은 내년에 전작권 전환 추진 3단계 로드맵과 전환계획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고려 중인 3단계 로드맵은 내년까지 현행 한미연합사 체제에서 한국군의 자립기반을 구축하고 2019년부터 미래연합군사령부가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해 한국군의 전환 조건을 갖췄는지 점검하며 2020년대 초반 전환 작업을 완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우리 군의 미사일 탄두 중량을 해제하는 방향으로 한미 미사일지침을 개정하는 문제도 의제에 올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한미 미사일지침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한 바 있다.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제42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에 앞서 “한국의 탄도 미사일 역량이 증강되면 미국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오래 전부터 (미사일) 성능 증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을수록 분명히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던퍼드 의장은 태평양 해역에 레이건, 루스벨트, 니미츠 등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 3개를 투입한 것에 대해선 미 해군이 이 해역에 3개 항모를 보낸 것은 올해 이미 2번째이며 수개월 전에 계획한 것이라며 이들 항모전단은 “특별히 북한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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