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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실직 가장, 그는 왜 강도가 되어야만 했을까

경찰 “피의자 가족 돕는 일 드물지만 도울 방법 찾아보겠다"

30대 실직 가장이 가전제품이 강제 경매되던 날 강도가 됐다./연합뉴스




공황장애·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와 6살 딸의 생계를 책임지던 30대 실직 가장이 가전제품이 강제 경매되던 날 강도가 됐다.

류모(39) 씨의 삶은 다사다난했다. 그는 3개월 전 다니던 택배 회사를 그만뒀다. 온종일 이어지는 격무에 버틸 수가 없었던 탓이다. 실직 후 일거리를 찾아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2015년에 진 300만 원 빚이 그를 주저앉혔다. 류씨는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했고 2년 새에 빚은 500만 원으로 불어났다.

빚 독촉을 하던 대부업자는 류씨의 재산에 압류를 걸었다. 류씨의 생활 물품에는 곧 빨간 압류 딱지가 붙었다. 지난 25일에는 집안으로 법원 집달관과 대부업자, 경매자들이 들이닥쳐 가전제품을 모두 공매해 가져갔다.



좌절한 류씨는 범행을 저질렀다. 집 안에 있던 장도리를 상의 속에 감추고 집을 나섰다. 류씨는 한 연로한 노인이 운영하는 화공 약품 취급 업소를 향했다. 이곳은 류씨가 택배 배달일을 하던 중 알게 된 장소다. 업주가 매번 현금으로 택배비를 지급하던 것을 알고 돈을 빼앗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류씨는 이곳에서 11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현금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류씨는 아내에게 이 돈을 건넸다. 아내는 딸의 손을 잡고 나와 ‘따뜻한 밥 한 끼 먹자’며 남편을 만났다. 이 모습은 강도사건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에게 포착됐다. 경찰은 6살 딸 앞에서 류씨를 차마 검거할 수 없어 류씨가 가족과 떨어져 있을 때까지 조용히 뒤따라갔다. 류씨는 범행 하루 만에 붙잡혔다.

한편 경찰은 살 곳을 잃을 처지에 놓인 류씨 가족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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