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비상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감보이콧을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29일에는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고, 30일 아침에는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결속력을 어떻게 다질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총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45분까지 무려 5시간 45분 동안 계속됐다.
다수가 국감보이콧을 계속 진행하자는 의견을 낸 가운데 일부 의원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국감에 복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날 의총 직후 이효성 방통위원장 해임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국당은 앞으로 바른정당 등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에 반대하는 다른 야당과 함께 이 위원장 해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회 의안과에 따르면 이 위원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은 접수되는 대로 국회 운영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거치게 된다. 국무총리·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의 경우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안건을 보고하고, 보고 시점부터 24∼72시간 이내에 안건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경우 국회법상 ‘정부 위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은 일반 결의안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해당 상임위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논의해 결의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칠 수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국회 운영위원장이 정우택 원내대표인 만큼 본회의 회부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보수야당인 바른정당도 이 위원장 해임결의안에 동조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한국당은 이와 함께 방통위가 지난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과 관련, 서울행정법원에 ‘이사임명 의결 효력정지신청 및 무효 확인’ 소장도 제출했다.
한편, 이날 의총장에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깜짝 등장해 MBC 사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더불어 2013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데 대한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이사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국당 의원총회에 잠시 들렀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고 이사장은 의원들 앞에서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운명’이라는 책에서 나온 주장이나 진보적 민주주의, 연방제 통일론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언급했다./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