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떼가 인도네시아의 한 시골 마을을 집단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9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수마트라 주 랑캇 리젠시(군·郡) 바탕 스랑안 지역의 한 마을은 지난 17일 갑작스레 코끼리떼의 공격을 받았다. 수컷 두 마리와 암컷, 새끼 등 12마리로 구성된 코끼리떼는 마을 내 주택 5채를 무너뜨리고 과수 18그루를 부러뜨리는 등 난동을 피웠다.
예전에도 마을 주변에서 종종 코끼리가 발견됐지만 주거지를 직접 공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사람들이 방치한 구덩이에 1살짜리 코끼리 새끼가 빠진데 격분해 벌어진 일이다. 구덩이에 빠진 새끼 코끼리는 며칠째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22일 결국 폐사했다. 북수마트라 천연자원보호국(BKSDA) 당국자는 “현장 조사 결과 코끼리들은 나무 그루터기를 제거하면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구덩이에 1살짜리 새끼가 빠지자 사람들이 놓은 덫인 줄 알고 마을을 공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코끼리떼는 새끼 코끼리가 폐사한 뒤에도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며 사람의 접근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코끼리 떼는 ‘수마트라 코끼리’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지정돼 있다. 2007년 2,400마리였던 수마트라 코끼리의 야생 개체 수는 2014년에는 1,700마리까지 줄어든 상태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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