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에 실패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공개한 피해자의 증언 기록과 위안부 운영 사실을 증명할 사료와 위안부 피해자 조사 자료, 피해자 치료 기록, 피해자 지원 운동 자료 등 2,744건으로 구성됐다. 위안부 기록물과 함께 등재를 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31일 유네스코가 공개한 신규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없었다. 이날 유네스코는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등을 통해 위안부 기록물과 일본 정부가 단독 신청한 ‘위안부와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을 심사하고 ‘대화를 위해 등재 보류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위안부와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은 위안부가 합법적으로 운영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다.
지난 24일부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The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는 나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13차 회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가치를 심사했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등재 여부를 결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발언하고 이를 토대로 진상 규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한 일본 정부의 저지로 세계기록유산에 포함되지 못했다. IAC와 유네스코는 이해 당사국 간 역사 인식이 다를 경우 심사를 보류한다는 내년도 제도 개혁안을 적용해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2015년 단독으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신청했지만 유네스코로부터 다른 피해국과의 공동 등재를 권고 받아 지난해 8개국 14개 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 전쟁박물관이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라는 명칭으로 등재를 재신청했다.
유네스코는 이번 자문위원회서 125건을 심사해 78건을 세계기록유산에 신규 등재했다. 세계기록유산은 총 427건이 됐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1992년 시작한 사업으로 세계사와 세계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준 자료와 역사적 시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그 시기를 특별한 방법으로 반영하는 자료가 등재 대상이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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