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방송되는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효자 아들의 황소고집’ 편이 전파를 탄다.
▲ 소문난 효자 아들, 알고 보니 부모님의 가장 큰 근심거리?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의 한적한 시골 마을. 이 마을엔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귀농을 결심한 이훈길(55) 송혜자(52) 부부가 산다. 아들 부부는 부모님을 가까이서 모시기 위해 집도 새로 지을 만큼 마을에서도 효심 깊은 부부로 유명하다.
부모님이 이제는 편하게 쉬셨으면 하는 것이 부부의 바람이지만, 평생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을 키워낸 노부부는 하루라도 일을 쉴 수 없다며 매일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게다가 자식들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늘 걱정되고 궁금한 것이 부모의 마음. 어머니 이정동(77) 씨는 매일같이 아들네의 농사를 들여다보는데.
그런데 어쩐지 아들 부부의 농사짓는 모양새만 보면 가슴 한쪽이 답답해져 온다. 작물을 키우는 건지, 잡초를 키우는 건지 채소와 풀들이 뒤엉켜있는 건 다반사. 심지어는 벌레들이 갉아먹은 구멍들에 배추 잎은 너덜너덜하다.
참다못한 어머니는 아들 부부에게 농약이라도 좀 치라며 타박을 한다. 어머니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은 태평하게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무농약 농사를 고집하는데.
▲ 천생 농사꾼 아버지와 소신 있는 늦깎이 농부 아들의 농사 전쟁!
아들 부부가 귀농하겠다고 할 때만 해도, 부모님은 그저 기특하고 고맙기만 했다. 매일 같이 달걀을 건네주며 아침 인사를 대신하는 아들과 불평 한번 없는 며느리. 내색은 하지 않았어도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평화로울 줄만 알았던 일상이 아들 부부의 귀농 이후, 매일 매일 전쟁이 되어버렸다. 바로 늦깎이 농부로 농사를 시작한 아들의 황소고집 때문인데.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아들의 밭은 늘 무성한 풀과 벌레들로 가득하다. 약을 치지 않으면 더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 풀도 매어주고 벌레도 잡아주어야 하는 것이 수십 년 농부로 살아온 아버지 이건상(80) 씨의 생각이건만 아들의 생각은 영 다른 것 같다. 농사에 있어선 부지런함이 최고의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에겐 잡초, 벌레와 공생해야 한다는 아들의 말은 변명으로만 들린다.
잔소리하는 것도 하루 이틀. 노부부는 이제 직접 나서서 아들 밭의 풀을 벤다. 그러나 풀을 벤다고 아들 농사에 대한 걱정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여전히 아버지의 속은 답답하고, 마주칠 때마다 부자는 의견 차이로 불꽃이 튄다.
▲ 위기의 가족, 다시 화해할 수 있을까?
오랜 세월 농부의 삶을 살아온 아버지. 사람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주기 위해, 자신이 조금 더 고생하겠다는 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 아들과 며느리가 조금이라도 수고를 덜기를, 더욱 잘 되기를 바란다. 일부러 어려운 길을 선택한 아들이 그저 염려될 뿐이다.
아들 부부가 외출한 사이, 무언가 결심을 하고 아들 밭으로 향하는 아버지. 잠시 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아들 부부는 밭에서 약을 치고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란다. 십 년 넘게 무농약 농사를 고집해오던 아들 훈길 씨는,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 부닥치자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크게 대든다.
제발 좀 신경 쓰지 말고 내버려 두라고 소리를 지르는 아들. 그간 부모 속 한번 썩인 적 없었던 아들이라 자신에게 역정을 내는 아들의 모습에, 아버지는 할 말을 잃고 자리를 떠난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며느리는 결국 눈물을 보이는데...
과연 아들과 아버지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화해할 수 있을까?
[사진=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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