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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주사 수익구조까지 문제삼겠다는 공정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5대 그룹 경영진에게 “기업의 자발적 개혁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정위 내 대기업 전담조직인 기업집단국을 동원해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편법 운영 여부와 지주회사의 방만한 수익구조를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수익구조는 그간 정치권과 공정위에서 수시로 문제를 제기했던 사안이다. 공정위는 2015년 이후 여러 차례 수수료 실태조사를 벌였고 대부분 공시를 통해 수입 규모가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 수수료 자체는 현행 세법과 상표법상 정당한 행위일뿐더러 이를 받지 않는다면 오히려 법인세를 추징당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지주사가 배당금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컨설팅 명목의 각종 수수료를 거둬들이는 구조를 문제 삼겠다는 입장이다. 지주사 체제는 정부가 적극 권장해 폭넓게 도입된 것인데도 이제 와서 일감 몰아주기, 총수 사익 챙기기라고 몰아붙이니 기업들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들쭉날쭉한 수수료에 따른 주주 이해관계 충돌 같은 문제점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시장에서 판단할 사안이지 규제 당국이 나서서 구체적인 비율과 수익구조까지 결정해준다면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은 “칼춤 추듯이 개혁하지 않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기업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갖가지 규제로 기업을 꽁꽁 묶어놓은 것도 모자라 지주사 체제 같은 고유의 경영활동마저 옥죄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혁신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산업계 안팎에서 매머드급 부서로 재탄생한 기업집단국이 실적을 쌓기 위해 대기업 때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는 사실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가 시장 규제의 유혹에서 벗어나 기업 활력을 높여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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