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쌀쌀한 가을에 딱 어울리는 모자(母子)의 이야기를 담은 <채비>다.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 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채비>는 좋은 시나리오와 명품 배우진들의 참여로 일찍이 주목받은 작품이다. 조금은 특별한 모자의 이야기를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유쾌하고 소소한 에피소드와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
이러한 <채비> 속 깊은 울림을 더하는 데에는 배우들의 열연도 눈여겨볼 만한 관전 포인트. 프로 잔소리꾼 ‘애순’ 역의 고두심과 프로 사고뭉치 ‘인규’ 역의 김성균, 그리고 프로 독립인생 ‘문경’ 역의 유선이 어디서도 본적 없는 끈끈하고 현실감 넘치는 가족으로 분해 관객들의 감성을 따스하게 적셔줄 것으로 보인다.
<채비>에 이어 신하균과 도경수 주연의 <7호실>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7호실>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블랙코미디 장르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정통 코미디를 내세운 <부라더>도 있다. 대세 배우 마동석과 이동휘가 진상 형제로 등장하여 역대급 코믹 연기를 선보일 이번 작품은 홍일점으로 등장하는 이하늬마저 묘한 멘탈의 소유자로 출연, 세 배우의 최강 코믹 케미스트리로 빅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수의 파격 변신으로 눈길을 끄는 범죄 느와르 <미옥>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김혜수)의 비밀스러운 욕망과 전쟁을 그린 이 작품은 강렬한 캐릭터로 변신을 꾀한 김혜수와 함께 이선균, 이희준의 만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도 관객들을 찾아온다. 배트맨부터 원더우먼, 아쿠아맨, 사이보그 등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영웅들이 대거 출동해 각기 다른 매력의 활약을 펼치며 보는 이들을 사로잡을 <저스티스 리그>. 마지막으로 딜런 오브라이언 주연의 <어쌔신: 더 비기닝>은 새로운 액션 스타의 탄생을 알릴 작품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처럼 하반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작품들의 출격은 극장을 향하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전망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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