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전당대회가 ‘보수통합’에 휩싸여 시작부터 반의반 쪽 이벤트로 전락했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9명이 집단탈당을 선언하며 사실상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채 전대를 치르게 됐다. 여기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정운천·박인숙 의원은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해 전대는 4명의 후보만 뛰게 됐다.
정운천·박인숙 의원은 6일 오전 깜짝 전대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후보직 사퇴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위한 ‘통합 전당대회’를 거듭 요구하며 전대 연기를 촉구했다. 전대를 미룬 뒤 통합파들과 한국당 지도부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전대를 연기해 한 달이라도 당당하고 질서 있는 당대당 통합을 시도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통합파 의원들에게) 탈당계 제출 연기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통합에 대한) 숙의 기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단합하는 길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며 “여기서 갈라지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다만 ‘후보직 사퇴가 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바른정당을 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이지 마음에 안 든다고 탈당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두 의원의 요구와는 달리 통합파 의원 9명(강길부·김무성·김용태·김영우·정양석·주호영·이종구·홍철호·황영철)은 예정대로 집단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세력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속절없이 지켜보고 있다”며 “보수세력이 직면한 안타까운 현실이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운천·박인숙 의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오는 8일 탈당계 제출, 9일 한국당 복당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은 “전대 후보로 참여했던 분들이 사퇴해 전대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취지에서 이분들이 사퇴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같이 고민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대에 출마한 유승민·하태경 의원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지상파 3사가 주관하는 전대 TV토론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잇따른 돌발상황에 토론회 연기를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승민·하태경·정문헌·박유근 등 남은 4명 후보들의 전대 일정 진행 의지가 강해 토론회를 포함한 향후 일정은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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