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인자로 재닛 옐런 의장과 통화완화 정책을 이끌어온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조기 하차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직책이 잇따라 교체되거나 사임으로 공석이 되면서 통화정책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 연은은 내년 중반께 더들리 총재가 직을 내려놓는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욕 연은은 내년 상반기 중 후임을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져 더들리 총재는 인선이 끝나는 내년 봄에서 여름 사이 퇴임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임기인 2019년 1월까지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것이다.
더들리 총재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취임한 후 옐런 의장,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과 함께 통화완화 정책을 이끌었던 인물로 ‘제로금리’와 국채 및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설계했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시장에 설명하는 역할을 맡아 ‘옐런의 복심’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뉴욕연은 총재에는 전통적으로 실물금융 경력이 있는 인물이 선임되는 경향이 있어 더들리 총재의 후임으로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서 부회장을 지냈던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은 총재와 역시 골드만삭스의 인수합병(M&A) 자문역 경험이 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두 사람은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에 동조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다만 FOMC 정책을 결정하는 위원 자리가 잇따라 비면서 통화정책이 빠른 긴축으로 급변하거나 뚜렷한 기조 없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피셔 부의장이 사임한 데 이어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공식 지명되면서 옐런 의장의 거취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더구나 FOMC 부위원장을 맡는 뉴욕연은 총재는 다른 지역 연은 총재들과 달리 FOMC 회의에서 상시투표권을 가져 상징성이 큰 자리다. 팀 듀이 오리건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더들리 총재의 사임이 “이미 상당한 변화를 겪은 연준에 더 큰 인적전환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들을 대체할) 지식인들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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