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간제 교사 합격자를 불합격시킨 사립학교 이사장이 적발됐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B 이사장은 지난 1월 중학교 기간제교사 채용 과정에서 비공식적으로 지원자들의 면접을 본 뒤 합격자 1명을 뒤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B 이사장은 비공식 면접에서 성경 시험을 보고, 교회에 다니는지 등을 물어본 뒤 뒤늦게 합격자를 불합격 처리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익산 A중·고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B 이사장의 승인 취소를 법인에 요구했다고 6일 밝혔다. 기간제 교사를 비롯한 교직원 채용은 학교 인사위원회의 권한으로,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특히 종교를 이유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헌법에도 위배된다고 전북교육청은 설명했다.
B 이사장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중학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서도 불법으로 통합인사위원회를 설치해 기간제교사 응시자들의 면접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교육청은 합격자 바꿔치기를 알면서도 용인한 이 중학교 교장은 정직의 중징계를 하라고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이사장의 인사 개입을 묵인했지만 합격자 바꿔치기가 이뤄지지는 않았던 고교 교장은 견책의 경징계를 하라고 통보했다. 이들 학교는 교직원과 학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월례 예배와 종교 교육 등을 강요한 사실도 밝혀졌다.
전북교육청은 이에 따라 앞으로는 동의한 교직원과 학생만을 대상으로 해 종교활동을 하도록 하고, 교사들에 대해서는 특별 인권교육을 하도록 했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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