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면서 면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서 기업이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는 구직자들의 기업에 대한 첫인상을 면접관이 결정한다는 점이다. 만일 지원자가 유능한 인재라면 면접관을 통해 보이는 회사의 분위기와 조직문화를 평가한 후 입사 여부를 정할 것이다. 면접관이 유능하고 예의 바른 느낌을 준다면 당연히 입사 의지는 높아진다. 반대로 면접관이 무례하거나 두서없는 질문을 하면 지원자는 회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될 것이고 입사 의지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일부 면접관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취업 준비생들이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점이다. 면접관의 ‘갑질’ 때문에 겪는 취업 준비생들의 고통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 결과를 보면 ‘면접관의 언행 및 태도 등으로 불쾌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설문에 참여한 구직자의 74.5%가 ‘그렇다’고 답했다. 면접 시 불쾌감을 느끼게 한 면접관의 유형(복수응답)을 물었더니 ‘반말하며 질문하는 면접관’이 33.2%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스펙과 경험 등을 보고 무시하는 면접관(24.5%)’, 3위는 ‘결혼 유무, 애인 유무, 외모 등 개인적 질문을 하는 면접관(23.7%)’이 차지했다.
제대로 된 지원자 권리 보장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시 근로자 100명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직자가 요구하는 경우 14일 이내에 채용서류를 반환해야 하는 ‘채용서류 반환제’가 실시돼왔다. 하지만 올해 입사 지원을 한 경험이 있는 구직자의 12.5%만이 지원한 기업에 채용서류 반환을 요청한 적이 있으며 그중 38%는 채용서류를 전혀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면접 시 구직자들에게 여러 가지 요구 조건을 당연하게 제시하고 요구하는 반면 구직자들은 아직 지원자로의 권리를 제대로 못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다.
면접은 기업이 함께 일할 인재의 역량과 인성을 평가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원자들이 자신의 일터가 될 회사를 평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기업은 입사지원자들이 향후 자사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면접장을 비롯해 채용 과정에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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