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산업통상자원부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뒤 이같이 밝혔다.
자료를 보면 올해 초 산업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의 예산편성 계획을 담은 중기사업계획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원전과 관련된 주요 사업의 예산요구액은 △원자력 핵심기술 개발사업 789억원 △원전산업 글로벌경쟁력 제고사업 49억원 △원전산업 수출기반 구축사업 55억원 △한국 원전기술 미래 수출경쟁력 강화사업 20억원 등 총 913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편성 예산안은 원자력 환경 및 해체 사업을 제외한 원전 관련 예산 중 34.7%가 감액됐다. 원자력 핵심기술 개발사업은 중기사업계획 대비 21.3%가 줄어든 621억원, 원전산업 수출기반 구축사업은 55.9%가 줄어든 24억원이 책정되는 데 그쳤다. 특히 원전산업 글로벌경쟁력 제고를 위한 49억원은 내년도 예산에 편성조차 되지 않았다.
원전산업 예산 중 유일하게 증가한 사업은 원전 환경 및 해체 사업 예산이다. 산업부는 122억원을 요구했지만 내년도 예산에는 5.7% 늘어난 130억원이 편성됐다. 원전산업을 건설에서 해체 중심으로 변경하겠다는 대통령의 선언만 예산에 반영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예산도 늘었다. 태양광 및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 생산시설자금 및 운전자금 등을 낮은 이자로 빌려주는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사업 예산은 올해 660억원에서 2,160억원으로 227.3%나 증액 편성됐다. 하지만 예산 집행실적이 올 10월 말까지 85%여서 2배 이상 늘어난 관련 예산이 전부 쓰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원전 육성 및 수출을 사실상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며 “원전산업 관련 예산이 원상복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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