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고문은 우선 현대해상 하이비전센터가 자연과 진솔하게 만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평평한 대지 위에 많이 짓는 서양 건축물과 달리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경북 영주의 부석사와 같이 땅이 가지는 조건에 순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대해상 하이비전센터는 한국의 전통 건축물들이 땅과 만나는 방법을 현대식으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과거의 역사를 간직하는 방식도 정직하다. 과거에 존재했던 나무들과 분수 등을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기억하려는 노력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구 연수원 때부터 있었던 분수와 나무들도 재창조하거나 옛 것을 그대로 가져와 과거에 같은 기능을 하던 장소에 그대로 배치했다. 김 고문은 특히“진입부의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기존의 구 연수원이 있을 당시부터 서 있던 수목들인데 애초에는 전부 베는 것으로 계획했다가 건축주가 과거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해 보존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며 “지금은 오히려 현대해상 하이비전센터를 더욱 아름답고 매력 있는 건축물로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건축물은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 간의 교감을 통해 만들어진다. 김 고문은 “과한 디자인과 검증이 안 된 기술적인 시도는 건축주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가 아니라 조금만 앞서가자는 생각으로 설계를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고문은 현대해상 하이비전센터가 정림건축 50년 역사를 대표하는 건축물이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현대해상 하이비전센터처럼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간결하게 구현한 건축물도 드물다”며 “정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현대 건축물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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