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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손여은 “연말에 상욕심? 기대 자체가 없어요”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빠져 나온 손여은은 확실히 그가 연기했던 구세경과 거리가 멀었다. ‘꺄르르’거리며 아이처럼 화사하게 웃고 떠드는 손여은의 모습 속에서 소녀의 순수함까지 엿보이는 듯했다. 그랬기에 더욱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여린 얼굴 어디에 ‘언니는 살아있다’의 악녀 구세경이 숨어 있었던 것일까.

“‘언니는 살아있다’는 저에게 많은 의미를 남겨준 작품이어서, 여운이 길게 남는 것 같아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손여은은 ‘언니는 살아있다’에 대해 ‘남다른 도전’이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그가 연기했었던 역할과는 색이 다른 인물이었으며, 본인의 성격과 정 반대에 있는 인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손여은은 ‘언니가 살아있다’를 하기 전 스스로도 구세경이라는 악역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전에 안 해본 센 캐릭터라서, 어떻게 하면 ‘구세경’이라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마무리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모든 것이 끝난 지금 저 스스로 ‘나도 이런 악역을 할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손여은에게 구세경은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감정선 하나하나를 살리는 것부터 해서, 그녀가 악행을 저지를 때 ‘왜 구세경은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와 같은 당위성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세경이가 어떤 마음일까’ ‘왜 이럴까’를 항상 놓치지 않고 가려고 했어요. 최대한 ‘세경이가 그러한 선택을 한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을거야’를 찾았고, 그 입장에서 동화하면서 연기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악행을 저지르고 나서 벌을 받는 설정은 당연하다고 했고, 그 안에서 세경이의 심리묘사를 염두했었죠.”

손여은이 구세경을 연기하면서 또 다른 힘든 점은 아역배우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다.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연기할 당시에도 아역 배우에게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던 손여은은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웃었다.

“제가 워낙 애들을 좋아해요. 그런데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좋은 엄마가 아니었잖아요. 연기하는 용하(김승한 분)가 걱정되더라고요. 연기지만 애들은 순수해서, 혹시라도 진심으로 받아드릴 수 있기에, 정신적으로 혹시 상처를 받거나 그러지 않을까 정말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연기할 때마다 용하에게도 미안하다고 하고 어머니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했었어요. 틈 날 때마다 같이 놀고 챙기고 그렇게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체력적인 것도 손여은에게 호락호락한 영역은 아니었다. “소리 지르는 걸 많이 안 해봐서 그런지, 소리를 지르고 나면 머리가 어지럽더라”고 말한 손여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체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구세경은 에너지를 많이 써야하는 인물이었어요. 화를 내야하고 그러다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는 건강도 신경써야겠구나를 느꼈어요. 연기를 하다가 쓰러지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쉬지도 못하고 촬영을 이어가던 날은 대체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나더라고요.”

악녀가 유독 많이 등장했던 ‘언니는 살아있다’였다. 손여은이 연기한 구세경은 김은향(오윤아 분)의 남편 추태수(박광현 분)와 내연관계에 빠지며, 그녀의 가정을 파탄 낸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밖에 각종 악행을 저질렀던 악녀였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직후 세 악녀 중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모든 죄를 뉘우쳤을 뿐 아니라, 후반부로 갈수록 김은향과 워맨스를 그리면서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다.

“원래 시놉시스상에서도 세경이가 악행을 저지르고 나쁜 짓을 하다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모든 죄를 뉘우치고, 자기 죄를 인정하고 사람들에게 멋지게 사는 것으로 그려졌었어요. 생각보다 세경이의 시한부 스토리가 빨리 나오기는 했지만, 구세경이라는 캐릭터의 꽤 큰 축이었어요.”

‘언니’를 앞세운 만큼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많은 여배우들이 등장했다. 여배우들과의 호흡이 어떠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손여은은 “되게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고서는 자신이 들고 온 가방을 자랑하며 “(변)정수언니가 준 거다. 예쁘지 않느냐”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정수언니가 이러한 모임을 잘 이끌다보니 저희들끼리 모여서 밥도 자주 먹었어요. 남양주 세트 촬영의 경우 대기실은 다 같이 쓰는데, 그때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친해진 것 같아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하지만 손여은에게 있어 최고의 워맨스는 뭐니뭐니 해도 오윤아였다. 오윤아와의 워맨스는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고, 급기야 연말 SBS 2017 연기대상에서 가장 유력한 ‘베스트커플’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반응을 실감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사실 생각도 못했었다”고 웃었다.

“세경이와 은향이의 관계는 용서와 사랑인 것 같아요. 사실 세경과 은향의 관계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은향처럼 세경을 챙기는 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내 남편을 빼앗아 간 여자를 용서하고 화해한다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잖아요. 도를 닦지 않는 이상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고, 역시 중요한 것은 사랑이구나 싶었죠.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 주시니 연기하는데 기쁘고 보람을 느꼈어요. 많은 분들이 화해와 사랑을 보고 싶어 하셨던 것 같아요.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배우로서 어찌됐든 좋은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좋은 영향을 끼쳤다면 정말 보람찰 것 같아요.”

말하는 습관에서부터 성격까지, 많은 부분이 구세경과 다른 손여은이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닮은 점은 없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에 대해 손여은은 “닮은 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답하면서,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같이 털어놓았다.

“그래서 매번 연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최대한 제게 맡겨진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 저런 사람에 대한 이해심이 생기는 거죠. 그런 거 보면 연기는 삶과 연결돼 있는 것 같아요.(웃음)”

지금까지 연기한 배역 중 ‘인간 손여은’과 가장 비슷했던 인물은 딱히 없었다고 말하는 손여은은 그나마 비슷한 인물로 ‘부탁해요 엄마’ 속 선혜주를 꼽았다.

“제가 아이 같은 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요. 제가 예능에서 보여드렸던 모습을 통해 ‘4차원 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그런 부분이 혜주와 좀 닮아 있는 것 같아요. ‘부탁해요 엄마’에서 혜주는 여리여리 한 거 같지만 강단이 있는 인물이었잖아요. 저도 그런 모습이 조금씩은 있는 것 같아요. 허당기도 있고 해서, 공감하며 연기 했던 부분이 있었죠.”

손여은은 2017년에 대해 ‘뜻 깊은 한해’라고 되돌아보았다. 2017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부지런히 달려온 손여은은 연기력 인정과 동시에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작품이 없어서 힘들 때도 있었고, 소속사 문제나 여러 가지 문제로 연기를 못해서 힘들었을 때도 있어요. ‘연기가 왜 힘들지?’ 이럴 때도 있었고요. 그래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계속 발전할 수 있었고,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아요. 올해 열심히 달려온 만큼 내년이 기대되고 설레요.(웃음)”

상 욕심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기대 자체가 없다”고 웃었다. 기대해서 일어났던 일은 없었으며, 원래 상 욕심 자체가 없다고 말한 손여은이었다. 바라는 것은 없느냐는 질문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평소에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성격인데, 그나마 제일 도전하는 것이 영역이 바로 연기에요. 물론 연기를 함에 있어서 캐릭터가 막힐 때 느끼는 두려움은 항상 있죠. 하지만 안 해본 것을 연기한다는 것이 묘하게 재미있고, 이를 도전하고 힘들게 극복해서 좋은 결과가 오면 참 선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거만큼 보람을 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혹시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았더니, 냉큼 “저 하고 싶다. 잘 살 수 있을 것 같고 연기하면 좋을 거 같다”고 답했다.

“저는 계속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요. 사람들 앞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제 연기모토에요. 물론 ‘내가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은 하지만 그게 또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나 싶어요.(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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