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행정1부(박길성 부장판사)는 광주시교육청 장학사 A씨가 광주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하고 패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카페에서 신규 임용된 교육청 인턴 직원 B(여)씨의 등을 만지고, 손을 잡고 껴안는 등 성희롱했다. 교육청은 A씨가 공무원으로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껴안은 사실이 없고, 헤어지며 어깨를 토닥인 것에 불과해 성희롱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짧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여러 번 성희롱이 이뤄졌다. 행위를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으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성희롱 행위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당하다며 “피해자가 직장 상사인 원고를 쉽게 거스를 수 없는 지위에 있었고, 원고 역시 그러한 지위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어 원고는 교육공무원으로서 갖춰야 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는 높은 수준의 윤리·책임의식이 요구되는 교육공무원임에도 오히려 하급자를 성희롱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교육공무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성실성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어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