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시작된 이른바 ‘좀비 마약’ 공포가 최근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사례가 국내에서도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10일 방송에서 한 괴한이 지난달 10일 새벽 3시경 한 주택 유리창을 깨고 가정집에 침입해 입으로 네 가족의 목, 다리 등을 물어뜯은 사연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피해자는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한 남자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서 있었다. 눈을 딱 째려 보는데 섬뜩했다”며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해 내 목덜미를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딱 부산행 영화에서 그 좀비 그 모습하고 너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피해자들은 살점이 뜯겨 나갈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 밖으로 겨우 탈출한 8세 아들이 구조요청을 해 경찰이 출동했고, 경찰은 난동을 부리는 남성을 제압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또 체포 과정을 지켜본 목격자들은 “가해자가 옷을 벗고 괴성을 지르며 발악하는 모습이 마치 약이나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듯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가해자는 베트남에서 여행 온 관광객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국적의 A 씨는 경찰 수사에서 “누군가 머릿속에서 시켰다. 들어가면 죄를 사하여 준다고 했다” 등의 이상한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어머니는 “아들이 베트남에서 10년 정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고, A 씨 누나는 “동생의 정신질환이 마약으로 인해 걸린 거다”라고 밝혔다.
이에 한 전문가는 A 씨가 일명 ‘좀비 마약’ 또는 ‘배스 솔트’ (bath salt)로 불리는 신종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목욕용 소금과 형태가 유사해 ‘배스솔트’라고 불리는 이 마약은 환각물질 ‘메틸렌디옥시피로발레론’(MDPV)이 주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립과학재단(NSF) 자료에 따르면, MDPV는 환각효과가 코카인이나 엑스터시의 10배에 달하며, 그 효과가 수 일간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2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이 마약을 복용한 남자가 노숙자의 얼굴을 뜯어먹은 사건을 계기로 ‘좀비 마약’으로도 불리고 있다.
입욕제나 비료 등으로 위장 판매되 있는 이 마약을 복용하면 초인적 힘이 발생하고 몸이 타는 듯한 더위를 느껴 옷을 모두 벗어 던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투브에는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이 약에 중독 된 사람이 좀비처럼 변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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