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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것만은 바꿉시다Ⅱ]앞치마·휴지 가져가는 당신, 도둑입니다

<3>무료·할인 앞 버려진 양심

공짜에 내팽개진 시민의식

.서울의 한 대학교 화장실에 ‘제발! 화장지 통째로 가져가지 말아 주세요’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사진=SNS캡처




.서울 강남구의 한 중식점은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앞치마에 ‘제발 가져가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적어놓았다. /사진=SNS캡처


.서울 서초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 ‘음료 리필 서비스를 1회로 제한한다’는 공지문이 게재돼 있다. /박진용기자


김기원(32)씨는 최근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옆자리에 앉은 한 50대 여성이 기내 서비스로 제공되는 위스키를 받고 빈 생수통에 몰래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김씨는 “한두 번 하고 그칠 줄 알았는데 대여섯 번을 시키더니 생수통 한 병을 위스키로 끝내 가득 채웠다”며 “아무리 무료라지만 이런 행위는 국가 망신”이라고 아쉬워했다.

비행기·호텔·식당 등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악용하는 소비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소규모 가게에서도 이런 행위를 서슴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냉가슴만 앓는다.

기내 서비스를 악용하는 행위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최근 일부 여행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기내에서 10만원어치 뜯어 먹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을 정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행기를 자주 타지 않는 단체관광객일수록 기내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지나치게 요구한다”며 “기내에서 제공하는 담요나 기내식용 수저를 가져가거나 티켓을 발권할 때 생일이 아닌데도 생일이라고 우겨서 케이크를 무료로 받아가는 행위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기내 서비스 주류 생수통에 몰래



대학교선 A4용지 수백장 빼돌려

화장실 휴지도 슬쩍 ‘국가적 망신’



공짜에 눈이 멀어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는 대학가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학교 행정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이 몇 달 동안 인쇄실 프린터에 배치된 A4용지를 수백 장씩 몰래 가져가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 학교 화장실에 비치한 휴지를 통째로 빼가는 학생도 있어 ‘휴지를 가져가지 마세요’라는 경고 문구를 붙여놓은 학교도 있다. 대학 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신우형(가명)씨는 “카페에 비치한 휴지를 수십 장씩 가져가는 것은 기본이고 기념품숍에 견본으로 배치한 만년필 등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패스트푸드점들은 무료 음료 리필 서비스를 대부분 폐지했다.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은 “페트병을 동원해 콜라를 담아가는 고객도 있어 음료 무한 리필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했다”며 “리필을 1회로 제한한다는 표지판을 붙여놔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차례 리필하는 손님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절도 행각도 벌어진다. PC방에서 제공하는 헤드폰을 몰래 가져가는 사례가 많아 일부 PC방은 자리에 헤드폰을 배치해두지 않고 카운터에서 대여해주고 계산할 때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또 식당이나 카페에서 사용하는 식기나 머그컵 등을 몰래 들고 나오는 고객도 있다. 건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재훈(가명)씨는 “외국에서 발품 팔아 구해온 머그컵이 하루에도 몇 개씩 없어져 요즘은 테이크아웃용 종이컵으로만 음료를 제공한다”며 “다른 가게 사장들과도 얘기해 보면 앞치마, 숟가락, 이어폰 마개 등 몰래 가져가는 품목도 갈수록 다양하다”고 전했다. /박진용·신다은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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