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의 한 대리점 대표가 약 1,000명에 달하는 고객들로부터 받은 여행대금을 들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 측은 즉각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업계 1위 여행사의 허술한 대리점 관리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하나투어 대리점의 대표가 여행비를 횡령한 사건이 발생해 피해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최모씨는 다음주 지인과 대만 여행을 앞두고 있었는데 지난 13일 하나투어로부터 난데없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하나투어는 이 문자에서 ‘일산에 있는 판매대리점에서 여행경비 횡령 사건이 발생해 비상 대응팀을 구성했다. 출발이 임박한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연락드리고 있다’며 사고 접수 번호를 안내했다.
최씨는 “여행경비로 1,000만원 정도를 입금했는데 본사에서는 예약만 걸려 있고 입금이 ‘0원’으로 처리돼 있었다”며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사라고 하는 하나투어를 믿고 계약한 것인데 이렇게 대리점 관리를 허술하게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나투어 측은 최씨처럼 피해를 입은 고객이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횡령 사건 조사를 위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대리점 대표가 대리점 명의나 자신의 개인 명의로 고객의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리점을 통해 여행상품 계약을 진행하더라도 입금할 때 예금주가 ‘하나투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의 실제 여행에는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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