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거주하는 김모(45)씨는 최근 중학교 3학년인 딸에게 50만원 상당의 롱패딩 점퍼를 사줘야 했다. 중학생에게 고가의 옷을 사줘야 하나 고민했지만 유행에 뒤처지기 싫다는 딸의 말에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다.
롱패딩 점퍼가 이번 겨울 중·고등학생의 유행 상품으로 떠올라 김씨처럼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중·고등학교 주변에서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패딩점퍼를 입은 청소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고등학생은 “한 반에 절반 이상이 입고 다닌다”면서 “나도 부모님을 졸라서 샀다”고 말했다.
롱패딩 점퍼의 가격은 5만원 내외에서 1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중·고생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2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상당수 학부모 얘기다. 일각에서는 롱패딩 점퍼가 새롭게 등장한 ‘등골 브레이커’란 말도 나오고 있다. 등골 브레이커는 2010년대 초 수십만원에 육박하는 ‘노스페이스’ 점퍼가 10대에게 유행하면서 생겼다. 부모 등골을 휘게 할 만큼 비싼 상품이란 뜻이다.
여중생 딸이 있는 황모(44)씨는 “작년에 값비싼 겨울용 점퍼를 사줬는데 롱패딩 점퍼가 유행한다면서 다시 사달라고 하니 사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거나 합리성을 따지면 무리라고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전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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