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나>에서 ‘갓’제대 후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속도위반으로 낳은 아기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주인공 ‘도일’역으로 분한 이이경은 영화 속에서 철부지 캐릭터지만 은근히 책임감 있는 모습들도 보여주며 ‘츤데레’같은 매력을 선보였다.
#여자친구에게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나 혼자 소아과.jpg
영화 속 도일은 전역을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나온 말년병장으로 등장한다. 속도위반으로 낳은 아기가 있지만 아직 애 아빠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 철부지 ‘어린 아빠’에게 아기보기는 영 어색하기만 하다. 어느 날,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가야 하는 일이 생기고 여자친구 순영은 출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거린다. 그 순간, 자기는 못 데려간다고 투덜거리더니 말과는 달리 아기를 병원에 데려간 도일. 덕분에 산모들 사이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웃픈 장면이 탄생했다.
#친구들이 여친 뒷 담화를 할때 #술병은 거들뿐.jpg
예고편에서도 등장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화를 내는 도일 씬. 이 장면의 전말은 아기만 남겨두고 사라진 순영 때문에 힘들어하는 도일을 위로하려 모인 도일의 친구들이 “우리 나이에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솔직히 내다버려도 그 X이 할 말 있어?”라고 순영의 뒷 담화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도일은 참지 못하고 유리병을 휘두르고 순영이 가장 원망스러운 도일이지만 내 여자를 남이 함부로 말하는 것만큼은 참지 않는 상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 감내해야 할 때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jpg
늘 사고만 치고 엄마를 걱정하게 했던 ‘도일’이 사라진 여자친구를 쫓으며 혼자 하던 독박육아에 지친 어느 날, 엄마가 입원한 텅빈 병실을 찾은 그는 잠든 엄마를 보며 평소와 다르게 속내를 털어 놓는다. 실제 언론시사에서 이이경은 “가장 사랑할수록 더 표현을 못하는 거 같고 그렇기 때문에 극 중 어머니로 나오신 박순천 선생님께도 가장 모질게 연기했던 것 같다.”라며 도일 캐릭터에 대해 언급했던 바 있다. 엄마의 병실에서, 엄마가 잠들고 나서야 힘든 속내를 토로하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도일에게 완전히 감정 이입하게 만든다.
한국 남자의 단점으로 꼽히는 지점들은 다 가진 현실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았던 ‘도일’의 숨겨진 면모들이 조금씩 공개되며 ‘고백부부’의 고독재의 코믹한 모습부터 <아기와 나>의 츤데레 같은 모습까지 이이경의 끝을 알 수 없는 매력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태겸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세밀한 연출과 이이경, 정연주의 진중한 연기 변신이 빚어낸 거침없는 올해의 화제작 <아기와 나>는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