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사라진 수사 기록-‘철거왕’은 누구의 비호를 받았나?‘ 편이 전파를 탄다.
▲ 최용갑 경위는 왜 수사를 마무리할 수 없었나?
지난 32년간, 민중의 지팡이로서 후회 없이 일했다는 최용갑 경위는 최근 놀라운 이야기를 폭로했다. 2011년 자신이 담당하고 있던 재개발사업 비리사건이, 당시 경찰 내부의 조직적인 수사방해와 외압에 의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어렵게 생활하는 서민들의 동네였던 서울 서대문구의 가재울은 뉴타운 열풍이 불면서 재개발이 시작됐다고 한다. 그런데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던 2011년, 최경위는 ‘가재울 4구역 재개발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확인에 나선 그는, 몇몇 재개발 관련업체가 철거 면적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을 포착했고, 그 비리의 중심에 이금열 회장이라는 건설회사 대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수사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직속상관으로부터, 사건관련 피의자들을 부르지 말라고 하거나 피의자 조사 도중 질문 내용을 문제 삼는 등 수사를 방해하는 듯한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 지방경찰청 간부가 이금열 회장을 포함한 특정 인물들을 수사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수사가 거의 마무리되어가던 2012년 초 최경위는 갑자기 다른 경찰서로 전보 조치가 되었다고 한다. 취재진을 만난 최용갑 경위는, 당시 특정인물을 수사에서 배제하라는 윗선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 그 이유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경위의 주장은 과연 진실일까? 그는 왜 5년이나 지난 지금 그런 충격적인 내용을 폭로한 것일까?
▲ 누가 경찰의 수사기록을 지웠나?
철거용역업체의 행동대장으로 시작해 회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이금열은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왕’이라 불리며 악명을 떨쳐온 인물이라고 했다. 그가 몸담았던 ‘적준’이라는 철거용역업체는 철거민들을 상대로 협박과 폭행, 심지어 방화와 성폭행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한다. 극악무도한 방식으로 40대의 나이에, 15개의 계열사를 둔 건설회사의 회장이 됐다는 이금열 회장, 그가 2011년 최경위가 수사하고 있던 ‘가재울 4구역 재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다고 한다. 수사 당시 최경위는 분명 이금열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 처리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내부전산망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서 이회장의 입건 기록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는데. 전현직 경찰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의자 입건 기록은 한번 입력하면 절대 지워질 수 없고 설사 삭제 권한이 있는 누군가에 의해 지워진다고 하더라고 그 ‘로그기록’이 남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청은 공식답변을 통해 법적인 문제로 인해 로그기록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입건 기록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사건기록을 꼼꼼히 들여다 본 결과, 피의자 신문까지 받은 사건관련인물들 중 무려 8명이 검찰송치명단에서 빠져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경찰출신 전문가는 이런 경우를 처음 본다며 반드시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는 수소문 끝에 최경위의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2011년 당시 이금열 회장의 ‘뇌물’정황을 목격했다는 한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가 본 것은 다름 아닌 현금다발이 가득 담긴 3개의 사과상자였다는데. 3억 원으로 추정되는 거액은 과연 누구에게 전달된 것일까? 그리고 당시 수상한 수사진행과정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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