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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정용화 “‘더패키지’ 감성 대사, ‘추노’ 작가답지 않았다”

배우 정용화(그룹 씨엔블루)에게 ‘더 패키지’는 모든 순간이 아름다웠던 드라마. 프랑스에서 촬영을 하는 동안은 실제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즐거웠고, 1년을 기다려 마침내 브라운관에서 접하는 동안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여운을 되새길 수 있어 소중했다.

최근 서울 중구 명동 FNC WOW에서 정용화와 만나 JTBC ‘더 패키지’(극본 천성일, 연출 전창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종영까지 2회만을 앞두고 있던 정용화는 연신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방송에서 볼 때보다 강한 사투리 억양은 오히려 그를 극 중 인물인 산마루와 더욱 비슷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배우 정용화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더 패키지’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더 패키지’에서 정용화가 맡은 역할은 여행 초반부터 다른 패키지여행객들에게 민폐란 민폐는 다 끼치는 문제적 여행자 산마루. 동시에 마치 다윗이 골리앗에 도전하듯이 회사를 상대로 비리를 터트리려하는 소신 있는 남자이기도 하다.

여행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진 산마루는 윤소소(이연희 분)와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청춘남녀들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정용화가 그동안 뒤에서 과묵히 지켜보는 역할을 맡았던 것과 비교하면 조금 더 본인에게 알맞은 옷을 입었다고도 볼 수 있었다.

-첫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촬영이 끝난 지 오래됐는데, 돌이켜보면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촬영이 끝나고서 엄청 기다렸다. 드라마를 너무 보고 싶었는데, 방영 전에 혼자 보게 해주신다고 해도 못 보겠더라. 혼자서 보면 재미가 없으니까(웃음). 최우식에게 전화해서 안부를 물으며 ‘그래서 드라마는 언제 나오는 거야’라고 매일 말했다. 1년 전에 찍은 것을 지금 보니까 더 그립다. 또 가고 싶다.”

-산마루는 상당히 가볍고 허당기 있는 캐릭터로 비춰진다. 역할에 임하기 전에 고민은 없었나.

“멀리서 아파하고 삼각관계에 시달리는 역할을 너무 많이 했었다. 오히려 그런 게 아닌 역할을 너무 해보고 싶던 상황에서 이 역할이 들어왔다. 이 캐릭터가 사랑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더 고민할 여지도 없이 그냥 이 역할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하고 싶었던 역할이라 그런지 연기가 무척 자연스럽다. 실제 본인과 닮은 구석이 있나.

“닮았다기보다는 닮아가는 것 같다. 대본을 볼 때 입체적으로 생각을 했다. 단편적으로 엉뚱하거나 호기심 많은 애라기보다는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바로 사과할 줄도 알고 지켜야할 것들은 강단 있게 지킬 줄도 아는 사람이다. 프랑스에서 촬영하니까 알아보는 사람도 많이 없어서 산마루에 더 빠져서 지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산마루의 엉뚱함이 특히 부각된 것이 정조대 에피소드 때문이다. 상당한 웃음을 자아낸 부분인데,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해 달라.

“그 부분은 편집을 하지 않고 그냥 내보내도 웃길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정조대는 문화유산이라 너무 장난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고민을 하기도 했다. 착용한 정조대는 소품이었다. 촬영 전에 정조대 제작을 위해 몸에 맞게 사이즈를 재는데 너무 민망했다. 대본 리딩이 끝나고 나서도 혼자 남아 치수를 쟀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더라(웃음).”

-패키지여행이라는 소재는 상당히 독특하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정말 새로움에 끌려서 선택을 했다. 패키지여행이라는 것만 있었다면 별로 안 끌렸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드라마는 패키지를 떠난 사람들의 스토리가 매회 옴니버스 식으로 나온다. 다른 드라마처럼 주연들의 스토리가 아니라 매회 화자가 바뀐다. 화자들이 하는 대사도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뼈가 있는 대사들이었다.”

배우 정용화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더 패키지’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여행드라마이기 때문에 내내 프랑스에서 지내야 했다. 촬영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든 것은 한식을 못 먹은 거다. 처음 갔을 때는 맛있었는데 두 달 동안 계속 바게트만 씹으니까 턱이 아프더라. 나도 모르게 살기 위해 그냥 씹고 있던 거다. 그리고 관광지에서 촬영하다보니까 관광객 분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었다. 카메라가 신기하니까 와서 뭐냐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저뿐만 아니라 스태프분들도 힘들었을 거다.”

-이연희와 로맨스 연기를 펼쳤는데 몰입은 어땠나.

“처음부터 1부부터 12부까지 대본을 다 받고 리딩을 시작했다. 리딩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 프랑스에서도 우리끼리만 있는 시간이 기니까 맨날 대본 이야기, 캐릭터 이야기를 했다.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이 없었다.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나누면서 유동적으로 호흡을 맞춰갔다.”

-산마루와 윤소소는 현실적인 문제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극 중 다른 인물도 마찬가지다.

“그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다. 다른 드라마에는 경험하기 힘든 갈등도 많이 생기는데 우리 드라마는 현실에 일어난 법한 갈등을 가지고 소재를 만들어나간다. 소란과 경재 커플 같은 경우 ‘하나 때문에 이 사람이 싫어지고 다시 좋아지고’ 이런 대사가 있다. ‘추노’를 쓰신 작가님 답지 않게 너무나 감성적이다(웃음). 작가님께 연락해서 정말 천재시라고 말씀드렸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 같다.

“‘더 패키지’는 긍정적인 드라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곱씹어볼 수 있는 드라마다. 꼭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다 봐야 된다는 게 아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힐링이 필요하다면 아무 편이나 틀어서 봐도 힐링이 되는 드라마다. 종영해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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