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미 유통사들이 미국 최대 쇼핑시즌을 집어삼킨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아마존발(發) 온라인쇼핑 열풍으로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뜸해지자 기업들은 아마존 고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한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자기기 판매사인 베스트바이는 ‘블프’의 정면대결을 피하기 위해 지난 11월 초부터 일찌감치 고객 선점에 나섰다.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수십개에서 올해 수백개 규모로 할인품목을 늘리고 이달 초부터 가격할인에 돌입하는 한편 이 기간 가격보상제(구매한 제품이 타 매장에서 더 싸게 판매될 경우 차액을 보상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한 23~27일 판매분에는 이 제도를 적용하지 않아 출혈경쟁을 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마트 타깃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꺼내 들었다. 지난 2년간 열흘 동안 진행했던 할인기간을 올해는 고객들이 주로 찾는 주말 이틀로 대폭 줄이는 대신 고객카드 소지자에게 행사제품 우선구매권을 제공하고 28개였던 할인행사용 선전문구는 7개로 압축했다. 마크 트리턴 타깃 최고상품책임자는 “무분별한 가격조정을 지양하고 판촉상품 수를 압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택배·선적비용을 아끼기 위해 오프라인 가격을 온라인보다 낮추는 실험에 돌입한 월마트는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 경쟁사보다 더 많은 상품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아칸소주 벤턴빌의 한 지점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독점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 구매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월마트는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 구매고객에게 300달러(약 33만원)의 기프트카드를 제공하며 타깃과 베스트바이도 각각 250달러 기프트카드와 200달러 현금적립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유통사들의 다양한 판매전략은 아마존에 맞선다는 공통된 목표에 따른 움직임이다. 아마존이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가격정책만으로는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트랙스트릿은 “온라인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촉발된 가운데 유통사들은 출혈경쟁이 매우 위험하고 결국 상품 가치마저 훼손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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