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와 노동계가 휴일근로수당을 계산할 때 통상임금의 50% 가산이냐, 100% 가산(중복할증)이냐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판결이어서 관심을 끈다.
부산고법 민사1부(손지호 부장판사)는 최근 자일대우버스 직원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1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부분은 취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부산지법 민사합의6부(박준민 부장판사)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 이를 토대로 재산정한 수당·퇴직금을 달라는 자일대우버스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요구도 인정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은 휴일은 근로 의무가 없는 날로서 휴일근무는 따로 보호하고 있다”며 주 40시간으로 제한된 주당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근로자들은 휴일근로가 주당 근로시간의 연장이므로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노동자가 휴일에 일한다면 시간에 관계없이 연장·휴일 할증을 중복해 통상임금의 200%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휴일수당만 가산해 통상임금의 150%만 주면 된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이어 “1953년 근로기준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휴일근무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근로시간 제한규정 위반에 대한 행정·형사적 제재를 취한 일이 없다”며 “실무 관행은 1일 8시간을 초과해 휴일에 근무한 경우에 한해 중복할증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행은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와 별개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최근 전국의 하급심 법원들이 휴일근로수당의 중복할증 문제를 놓고 엇갈린 판결을 내면서 산업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휴일근무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해달라며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을 공개변론으로 내년 1월18일 열기로 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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