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따듯한 감성으로 월, 화요일 밤을 책임지는 ‘힐링 드라마’로 사랑 받고 있는 ‘20세기 소년소녀(극본 이선혜 연출 이동윤)’에서 봉고파 3인 방의 첫사랑이자 투자전문가 공지원 역을 맡아 호평을 받고 있는 김지석이 감성을 자극하는 감정 연기로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다시 봐도 애잔한 공지원의 감동 서사와 그에 관련된 ‘맴찢 유발’ 키워드를 짚어봤다.
# 어릴 적 아버지와의 추억 회상, 짜장면
지원이 본가에 다녀온 어느 날, 지원은 눈 앞에 놓인 ‘짜장면’을 보고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지원에게 ‘짜장면’은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가슴 아픈 음식이었고 이를 떠올리는 지원의 씁쓸한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의 여운을 남겼다.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덤덤하게 표현한 김지석의 사실적인 감정 연기는 공감의 폭을 넓히며 보는 이들을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다.
# 진진에 대한 복잡한 심경, 버건디
지원에게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떠난다’라는 사랑에 대한 커다란 트라우마가 있다. 진진(한예슬 분)이 독이 든 음료를 마신 날, 지원은 뒤늦게 사실을 확인하고 진진이 있는 병원에 달려갔지만 지원이 본 것은 형 안소니(이상우 분)의 모습이었다. 전날 지원에게 “가을 남자는 버건디”라고 말했던 진진, 그리고 보란 듯 ‘버건디’ 색의 옷을 입고 진진의 곁을 지키고 있는 안소니를 보게 된 지원은 집으로 돌아가고 병원에 가지 않았던 척 안소니와의 통화를 마친다.
이로써 지원은 다시 한번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진진과 안소니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느끼며 이를 계기로 진진에게 향하는 마음을 애써 숨기게 된다. 지원의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난 그의 표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애잔함을 불러일으켰다.
#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잃은 슬픔, 벨라
앞서 지원이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것은 결혼을 일주일 남기고 지원의 가장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나 파혼하게 된 애인 ‘벨라’의 배신 때문이었다. 사랑과 우정을 모두 잃고 배신감과 슬픔으로 오열하는 지원의 눈물은 시청자들의 눈물샘 또한 자극, 상처 입은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 동안 진진에게 다가갈 듯 말 듯 그녀를 애태웠던 애매함에 대한 이유를 담은 그의 과거사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짙은 여운과 함께 이해가 가지 않던 지원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이렇듯 김지석은 훈훈한 비주얼과 깊은 눈빛 섬세한 감정 표현과 담백한 목소리,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로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쌓아온 탄탄한 연기내공을 바탕으로 진정성을 담은 김지석의 호연은 캐릭터의 서사에 힘을 실어주며 극을 더욱 짜임새 있게 만들고 있다는 평.
‘20세기 소년소녀’가 다음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점, 지난 5월 종영한 MBC ‘역적’에서 역대급 열연이라는 극찬이 쏟아진 ‘연산’에 이어 달달한 감성 로맨스 연기로 또 한번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배우 김지석의 열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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