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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스님의 사랑수업' 쓴 송덕사 주지 원빈스님 "조건 없는 참사랑할 때 데이트 폭력도 사라질 것"

기대 없어 변질 않는 짝사랑 같이

상대에 지나친 집착·의존 벗어나야

술·게임처럼 그저 좋아하면 될 일

사랑의 또다른 이름은 '존중'

자신을 생각하듯 남도 아껴주길





“사랑에는 조건이 필요 없어요. 공부 좀 못하면 어떻고 토익 점수 좀 낮으면 어떻고 연봉이 좀 적으면 또 어떻습니까. 그냥 다른 조건이나 이유 없이 충분히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사랑받고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경남 산청 송덕사 주지이자 청년커뮤니케이션 리딩모임 ‘블루붓다’의 지도 법사를 맡고 있는 원빈(圓彬·33) 스님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제가 군종장교일 때 갓 전입을 온 이등병에게 처음 이야기해주고는 하던 것이 ‘여자친구가 있다면 그냥 지금 헤어져라’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빈 스님은 이달 초 사랑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스님의 사랑수업’을 써냈다.

군 복무 당시 ‘부처핸섬’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스님은 군종장교 3년간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독서 모임 ‘행군스(행복한 군인과 스님)’를 만들고 ‘행복’을 주제로 팟캐스트 강연을 진행하며 유명해졌다. “군대에서 힘들어하는 병사들을 전담으로 상담해주고는 하는데 보통 연인이랑 헤어진 병사들이 자주 왔다”고 밝힌 스님은 “군대에서는 사회와 달리 사랑의 통로가 막혀 있다”며 “사랑의 통로가 없으니 한 곳에서만 집착하고 의존해 서로 힘들게 하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기자에게 대뜸 ‘운동 좋아하냐’고 물었다. 좋아한다고 답하자 스님은 “술이나 게임·운동 같은 취미는 짝사랑”이라며 “짝사랑이 좋은 것은 기대를 안 하기 때문에 사랑이 변질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웃으며 “술이 전화 좀 안 했다고 화를 냅디까”라고 되물었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연락하지 않아도 제 발로 술을 만나러 떠난다”는 기자의 대답에 스님은 박장대소하며 “사랑에는 조건이 없어야 한다”며 “운동·술·게임을 좋아하듯 상대를 그저 좋아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랑의 다른 이름은 존경”이라며 “상대를 존경하지 않는 사랑은 폭력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체적 폭력도 있지만 말이나 표정으로 하는 폭력도 존재한다”고 운을 뗀 스님은 “존중하지 않는 사랑은 상대에게 원하는 것만 많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폭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데이트 폭력이나 리벤지 포르노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 역시 서로 존중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사랑이 부족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사회에 흉흉한 이야기가 많고 각박한 것 역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스님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힘을 회복하는 일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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