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구속영장이 기각된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보강 수사를 위해 GS홈쇼핑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28일 오전 GS홈쇼핑 본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사무실에서 각종 전산 자료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GS홈쇼핑도 롯데홈쇼핑처럼 전 전 수석이 회장과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억대 후원금을 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여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내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전 전 수석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지난 25일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전 전 수석과 관련한 다른 의혹도 추가로 수사하는 중이다.
검찰은 홈쇼핑 업체가 본업과 무관한 e스포츠협회에 전달한 후원금에 대가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후원금이 전달될 당시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이었다. 채널 재승인 등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검찰은 GS홈쇼핑 외에도 다른 홈쇼핑 업체가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건넨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업계 여러 회사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정무수석이던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 압력을 넣어 e스포츠협회에 예산 20억 원을 배정하도록 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e스포츠협회가 정부 지원금을 타내고자 기재부에 예산 편성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전 전 수석이 기재부 고위 간부에게 연락해 예산 배정을 성사시킨 과정에 직권남용 등 위법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자를 불러 조사한 뒤 조만간 전 전 수석을 다시 소환할 예정이다. 홈쇼핑 업체가 후원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어떤 경위로 기재부 측에 연락했는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사를 보완해 전 전 수석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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