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이하 ‘막영애16’)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정형건PD를 비롯해 영애씨 김현숙, 이승준, 라미란, 이규한, 손수현, 정다혜, 고세원, 송민형, 김정하, 윤서현, 정지순, 스잘김, 이수민 등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는 2007년 4월 첫 방송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다. 대한민국 대표 노처녀 이영애(김현숙 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여성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영애로 살아왔던 김현숙은 “지난 시간동안 매너리즘에 빠질 요소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노력한 부분도 있지만, 작가들이 도움을 많이 준다. 시즌2에 충격적이었던 것이 1화에서 술에 취해 공중전화박스에서 노상방뇨를 하는 거였다. 굉장히 충격적이기도 하고, 찍으면서 황당했지만 반응은 좋았다. 이것보다 센 신이 나올까 했는데 갈수록 더 하더라”며 “끊임없이 내놓는 작가들의 아이디어들이 대단하다. 절대로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시즌16에서 키포인트는 불혹을 맞이한 영애씨가 결혼을 하면서 인생 2막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앞서 공개된 포스터에서 ‘이영애, 결혼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으면서, 여러 차례 연애를 했지만 번번이 결혼의 문턱 앞에서 그쳐야 했던 영애의 결혼을 암시한 바 있다.
김현숙은 “극중 영애의 인생의2막을 열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사건과 이슈들이 일어날 거다. 지금까지 열심히 나름대로 촬영을 했지만, 큰 변화가 있기에 설렌다”며 “대본을 7회 정도까지 봤는데, 골수팬 분들이 기대해주시던 코미디와 페이소드가 쫀쫀하게 살아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대본을 보니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시즌 당시 욕을 많이 먹었다고 고백한 김현숙은 “공감대가 있었던 영애씨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런 평범한 여자에게 꽃미남과 삼각관계가 말이 되느냐’ ‘이제 시집을 갈 때가 됐다’고 많이 말씀하시더라”며 “시즌1에서부터 꾸준히 봐 왔던 분들이 본인들의 삶이 변했는데, 영애의 삶이 반복되니 답답한 부분이 있었던 같더라. 골수팬들께서 영애 인생도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더라. 영애로서의 삶에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던데, 그러한 아쉬움이 시즌15에서 폭발을 하셨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영애의 결혼’에 대해 언급한 김현숙은 “첫 시도이다. 처음 시도가 평범한 여성이 평범한 직장에서 살아가는 에피소드를 다뤘고, 노처녀의 개념으로 왔었기에 큰 변화 앞에서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에는 결혼을 하게 됐다. 수많은 남자를 만나다가 끝이 이승준(이승준 분)이라는 부분이 조금 그런 마음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애의 아빠와 엄마도 ‘영애의 결혼’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고백했다. 영애의 아빠 이귀현을 연기하는 송민형은 극중 영애와 승준의 결혼과 관련해 “과연 아버지가 사위를 받아줘야 말지 고민을 하고 있다. 시어머니도 그렇지만, 장인이 조금 승준과 많이 부닥칠 것 같다. 내 딸을 보내야 하는 감정에 서운함은 있을 것 같다. 영애의 아버지는 사위의 뒤를 쫄쫄 쫓아다니면서 간섭할 수 있는 아버지”라며 “승준을 받아는 주지만 영애는 귀한 딸이기에 그 뒤를 쫓아다니는 장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김정하는 영애의 결혼에 ‘시원섭섭’하다고 말을 했다. 김정하는 “10년간 딸을 시집보내려고 했었는데 시원섭섭하다. 극중 예단도 필요 없고 몸만 오라고 해서 좋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매 시즌 시청자들과 함께 해온 출연진들을 보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김현숙, 이승준, 라미란, 정다혜, 고세원, 송민형, 김정하, 윤서현, 정지순, 스잘김, 이수민이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함께한다. 낙원사 사람들의 관계변화도 눈길을 끈다. 디자인팀 라부장으로 활약을 했던 라미란은 요구르트 배달원이 됐으며, 낙원사가 지성사로 바뀌고 윤서현과 정지순의 직급이 역전되는 등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규한, 손수현이 새로운 얼굴로 합류했다.
송민형은 “10년이 지났으니 나태해 지지 않았을까 했는데 더 열심히 만들고 있다. 훌륭한 연기자들, 후배들이 들어와서 또 새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것 같다. 죽을 때까지 ‘막돼먹은 영애씨’의 아버지로 살 수 있도록 많이 써 달라”고 말했다.
정 PD는 10년이 넘도록 ‘막영애’가 제작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초창기 ‘막영애’만이 보여주었던 ‘B급 정서’와 배우들의 연기 케미를 꼽았다. 10년 이상 이영애로 살아왔던 김현숙은 “제가 10년 전 대비 출연료를 많이 안 올렸다. 얇고 길게 가고 싶다”고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여자배우로서 감사함이 크기에 10년간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혼자서 일방적으로 10년간 올 수 있었던 건 아니고 피드백을 준 시청자 덕분”이라고 시청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막영애’ 시즌1 당시를 떠올리던 김현숙은 “처음 ‘막영애’는 완전 B급 감성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작가님으로부터 미팅을 하자는 연락이 아니라, ‘당신을 보고 쓰는 시나리오가 있으니 왔으면 좋겠다’라며 그야말로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궁금해서 작가님을 만났고, 아직도 기억이 난다. 메인 작가가 테이블을 치며 ‘드라마 속 여배우는 왜 속눈썹을 붙이고 자는 가’라며 소리를 쳤다. 그래서 처음에는 호기심에 했다”며 “당시 ‘다큐드라마’라는 장르도 처음 접하니 연출자에게 물어봤다. 그때 하셨던 말씀이 ‘인간극장’인데 대본이 있는 거라고 말씀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지금의 드라마처럼 풀샷, 바스트, 웨스트 그런 것도 없었다“며 ”어쩔 때는 2~3페이지를 롱풀로 갔다. 5분 동안 롱플로 갔다. 인터뷰 하는 것도 날것 그대로 나갔다. ‘막영애’를 끌고 갔던 것은 ‘날 것의 매력’이었다“고 정의했다.
한편 ‘막영애16’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 후속으로 오는 12월 4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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