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학교가 지난 109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채권 발행에 나선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대는 이번주 런던과 에든버러 금융시장에서 2억5,000만파운드(약 3,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채권 만기는 100년이며 발행 주관사는 JP모건이 맡았다. 그동안 단과대가 개별적으로 채권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옥스퍼드대가 대학 전체로 채권을 발행하기는 처음이다.
채권 발행에 앞서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옥스퍼드대에 최고등급인 ‘트리플A(Aaa)’를 부여했다. 무디스 관계자는 “옥스퍼드대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이라는 점을 신용등급에 반영했다”며 “옥스퍼드대는 기부금을 많이 받고 레버리지(빚으로 투자하는 것)가 적다는 점에서 대차대조표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채권 발행 나선 이유
정부 지원 줄어들어 재정난 해결
이자 부담 준 저금리 기조도 활용
옥스퍼드대가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연구개발과 함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정부 지원이 줄면서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영국 대학 등록금은 9,000파운드로 1년 만에 3배가 뛰었지만 정부보조금이 삭감되면서 최근 영국 대학들은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케임브리지대는 2012년 40년 만기 채권을 처음 발행해 3억5,000만파운드를 차입한 바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등 영국 교육기관의 채권 발행 규모는 총 14억달러로 채권 발행이 전무했던 2008~2011년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옥스퍼드대가 채권 발행을 결정한 데는 최근 계속된 저금리 기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과거보다 훨씬 줄어든 시장 여건상의 혜택을 보려 했다는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달 초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했지만 역사적인 평균을 감안할 때 저금리 기조는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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