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30일(현지시간) 회동해 연립정부 구성 문제를 논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회동에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당인 기독사회당의 호르스트 제호퍼 대표도 참석했다. 회동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밤 10시 30분께 끝났다. 대연정 협상 여부와 관련해 각 당의 입장이 조심스러운 만큼 참석자들은 회동 내용에 대해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기민·기사 연합은 자유민주당 및 녹색당과의 연정 협상 실패 후 사민당과의 대연정 구성에 목을 매고 있다. 사민당은 연정 협상 실패 후 벌어진 정치적 대혼란 때문에 대연정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은 현재 메르켈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했지만, 지난 9월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얻은 탓이다. 이후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제1야당을 선언하면서 진보 정체성의 확립 작업에 착수했다. 대연정 성사의 열쇠를 쥔 사민당의 입장은 내달 7일부터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회담이 열린 대통령궁 앞에서 시민 100여 명은 독일이 제초제 ‘글리포세이트’의 유럽연합(EU) 내 생산 연장안에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기사당 소속의 크리스티안 슈미트 식품농업부 장관이 글리포세이트의 생산 연장에 찬성한 것을 놓고 사민당은 강력히 반발했고, 메르켈 총리도 정부 방침과 어긋난다며 슈미트 장관을 질타했다. 글리포세이트의 생산 허가 문제는 사민당 내 대연정 반대파에게 상당히 명분을 실어주면서, 대연정 성사의 변수로 떠올랐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