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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재학생이 세운 '설립자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 철거

재학생, "학교는 친일파 동상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은폐하고 있다" 반발

이화여대가 재학생들이 설치한 설립자 김활란의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철거했다./연합뉴스




이화여대가 설립자 김활란 동상 앞에 재학생들이 세웠던 김활란의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결국 철거했다.

1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김활란 동상 앞에 학생들이 설치한 친일행적 팻말을 지난달 27일 철거했다. 지난달 13일 이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교내 본관 앞에 있는 김활란 동상 앞에 그의 친일행적 등을 기록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설치했다.

학교 측은 학생처장, 기획처장, 총무처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어 “영구 공공물의 교내 설치는 ‘건물 등의 명칭 부여에 관한 규정’이 정한 절차를 따라야 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은 설치물을 철거해야 한다”며 철거 사유를 설명했다. 학교는 팻말 설치 당시 “팻말이 건축물은 아니지만 영구적인 시설물이므로 교내 ‘건축물 명칭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었으므로 불허한다”는 방침을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이날 이대는 “대학은 역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이뤄지는 곳”이며 “안내문이 부착된 교내 다른 동상들과 달리 김활란 동상에 있는 ‘초대총장 김활란 박사상’이라는 한 줄로 된 설명은 보는 이들 각자가 자기 몫의 성찰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화 캠퍼스는 재학생, 교직원, 22만 동문의 공동 자산”이며 “이 공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팻말을 설치한 기획단 학생들은 “학교는 친일파 동상 문제에 대해 자기 성찰, 논의, 토론, 의견수렴 등 어느 것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은폐했을 뿐”이며 “팻말은 우선 학생문화관에 전시하고 다시 세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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